이른 아침부터 섬을 한 바퀴 돈다. 그리 넓은 섬은 아니었기에 첫 날 왔을 때도 전반적인 지형 파악은 끝냈지만 오늘은 좀 더 세세한 관찰을 위해서였다. 평등, 중립, 그런 걸 내걸은 지역이기 때문일까. 이곳은 잠깐 돌아다녔을 뿐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인구가 자유롭게 길거리를 다녔고 빈부 격차가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 얼굴에서 여유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1 구역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잠깐 고향─이라는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과 지금 밟고 있는 땅을 비교하던 카르테는 나중에 그 비교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10 구역은 평등과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곳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곳까지 도달한 자들만이 누리게 해주겠다는 듯 지극히 폐쇄적인 곳. 이제껏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던 이곳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여기 온 가치가 있다.
그렇게 조금도 「일」 생각에서 떨어지지 못하던 카르테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춘 곳은, ───상점가의 노점에 진열된 도넛이었다. 햇빛 아래 녹을지도 모를 걱정은 없는지 색색의 스프링클을 올려 초콜릿 코팅 된 몸체를 당당하게 드러낸 그 녀석을 지그시 쳐다보던 카르테는 이윽고 홀린 듯 그 노점 앞에 걸음을 멈춰 서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