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가장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이 있다면 혜성이라 답할 것이다─, 라고 누군가 말했었지. 천문학자였나. 스스로를 불태우며 깎아나가면서도 멈추지 않는 빛무리. 꼬리를 길게 빼고 태어나 죽을 때까지 그저 우주를 가로질러 제 궤적을 남기는 아름다운 혜성.
아인델은 우주의 이치에 밝지도 않았고 혜성을 보며 뽐낼 대단한 지식이 있지도 않았다. 혜성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말에도 글쎄, 간단히 동의하지 못했다.
그녀에겐 더 아름다운 것이 있었다. 손닿지 않는 광활한 우주의 빛이 아니다. 뻗으면 닿을 가까이에 있는 반짝임이다. ──빛나는 것은 아름답지. 그 빛이 손에 잡힌다면 더욱 아름다울 거야. 아인델 아라크네 아스테반은, 트리플에이의 삶은 그러하였다. 아름다운 것이 있으면 손을 뻗었고 그 욕망을 당연히 손아귀에 움켜쥐었다. 그녀가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만큼, 아름다운 것 또한 그녀를 사랑했다. 오만한 결과였다.
여기, 또 하나 반짝이는 아름다운 것을 앞에 두고 있다. 과시욕 넘치는 빛무리가 어둔 밤하늘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저 빛은 터지지는 않겠지. 그리고 네가 터트릴만한 것도 아니겠지.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터트리고 싶어도 하지 못할 테니 말야.
“모처럼이니 이리 나오지 않겠니. 그렇게 심드렁한 표정 하지 말고. ──르윈.”
어느 가을밤이었다. 드러낸 어깨 위로 닿는 공기가 제법 차갑던. 뜨거운 커피가 애틋하던. 어느 아름답고 반짝이는 가을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