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노숙 생활이 시작되었어요. 노숙이라고 적으니 조금 미묘한 것 같기도 하네요. 정확히는 캠프겠죠. 야외에서 활동하며 어어…… 자연과 포켓몬을 느끼는? 포켓몬은 본래 야생에서 사는 생물이고 그러니까 포켓몬을 더 잘 알고 이해하고 교감하기 위해서는 저희도 인간의 무리인 마을을 벗어나 자연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는 거겠죠.
옛날에 엄마가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공생하는 법을 잘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 말을 전부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직접 이렇게 캠핑 생활을 하면서 주변을 탐색하다가 낯선 포켓몬을 만나기도 하다 보면 어떤 이야기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해요. 뭐어, 우리도 살아가기 위한 건데~ 하고 반론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요.
아, 이야기가 조금 옆으로 새어버렸는데요. 겨우 감기를 떼어냈지만 여전히 기침은 콜록콜록, 나오지 뭐예요. 그런데 아빠가 챙겨준 꿀은 테토가 다 먹어버리고! 아빠에게 연락해서 꿀을 더 보내달라고 부탁했지만 아마도 택배는 자귀마을에서나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용건이라 하심은?”
이 모든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몰랑 씨가 느릿하게 고개를 기울여요. 저는 이곳에 와서 3주만에 사라진 염치를─테리가 옆에서 ‘디모넵은 처음부터 염치가 없었어요.’ 하고 툭 치는 것 같은데─보이며 몰랑 씨에게 방긋 웃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