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주노 46

26) 365번째 사랑 고백

For. 주노 더보기 Dear. 하루를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당신에게. 어느새 남쪽에서부터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고 해요. 분홍빛 파도가 둔치를 덮을 날도 머지않았겠죠. 시간이 유수와 같다고 하지만 이렇게 속도를 실감한 적이 없었는데 굉장히 신기한 거 있요. 벌써 1년이라니요. 하루하루를 헤아리면 굉장히 느리게, 아주 조심스럽고 천천히 흘러간 기분인데 모아놓고 보면 도미노처럼 와르르, 쏜살같아서. 당신과 연인으로써 보낸 시간이 어느덧 1년이나 지났다는 게 아까워서 견딜 수 없는 기분이에요. 이제껏 어떤 걸 아깝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데 당신과의 시간은 금보다도 다이아몬드보다도 값진 것이어서, 저번에 선물해준 유리병의 사탕이 줄어들 때마다 아까워하듯이 지나가는 시간들을 아쉽게 여겨요. 저 멀리 ..

with.주노 2023.04.13

25) 샌드위치 대작전

For. 주노 더보기 타고나길 식사량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에셸 달링은. 한 그릇만 더 밥을 먹었으면 키가 더 컸을 거라는 아버지의 애정 어린 농담과 여자애가 커서 무얼 하냐. 지금이 가장 어여쁘다 말하는 할머니 사이에서 어머니는 냉정하게도 “적게 먹을 거라면 맛있는 것만 골라 먹으렴.” 아니지, 가장 실용적인 조언을 남기셨다. 그 말을 따라서 에셸은 특별히 편식하지 않는 입맛이지만 이왕이면 무엇이든 맛있는 걸 먹으려고 고심했고 대단히 미식가라고 할 순 없지만 라이지방에서 맛집 지도를 만들어보라고 하면 당장에라도 10곳은 선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놓고 본인의 요리는 어째서 그렇게 창의적이고 도전적이냐고 묻는다면…… 그야, “다양한 맛을 알기 위해서!”라고 해둘까? 뭐든 도전하고 실패해야 데이터가..

with.주노 2023.04.13

24) 신데렐라 이야기

오프더레코드 이야기 이삿짐님의 사인 커미션 잘 어울리고요. 더보기 “신디. 브랜드 모델 제의가 들어왔는데~” “뭔데?” “이거 한번 봐봐. 캐치 프레이즈는 「마녀가 되고 싶은 너에게」. 선명한 색깔을 강점으로 내세울 틴트 브랜드래.” 너랑 제법 잘 어울릴 것 같은걸. 매니저의 안목은 틀리는 법이 없었다─그러게 드라마는 미루자고 할 때 그 말도 들을걸─. 건네진 자료를 몇 장 넘겨본 것만으로 신디는 이 브랜드에 누구보다 잘 어울릴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그녀가 새로 만들어야 할 이미지와 잘 맞는단 것도 알아차렸다. 그래, 슬슬 이미지 쇄신을 해야 할 때지. 괜찮네. 해볼게. 신디의 승낙에 매니저는 바로 반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대.” “조건?” “브랜드 P..

with.주노 2023.04.13

23) 축복이 끝나고

for.주노 더보기 Q. 밸런타인데이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라도? A. 어쩜 그런 당연한 질문을! 누구에게인지 모를 대단한 분노를 토해내려던 에셸은 곧 음흠흠, 헛기침을 하며 얼버무렸다. 주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주노의 집으로 자리를 옮긴 에셸은 커다란 선물포장을 그에게 건넸다. 그가 상기된 표정을 하고 리본을 풀고 상자를 여는데 어쩐지 지켜보는 쪽이 더 설레고 두근거렸다. 아까도 생각했지만 상자가 너무 큰 것 같아요. 뭘 이렇게 잔뜩…. 중얼거리는 그의 목소리는 결코 싫어 보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에셸은 아직도 부족하다구요, 으름장을 놓았다. 테이블이 꽉 찰 지경이었다. 포장된 초콜릿을 늘어놓고 에셸은 뺨이 한껏 빨개져 하나하나 설명했다. “견과류는 아몬드와 호두, 캐슈넛, 헤이즐넛에 ..

with.주노 2023.02.15

22) 성 밸런타인의 축복

for.주노 더보기 Q. 애인에게 초콜릿을 줄 계획인가요? A. 당연하죠. 한 달도 전부터 기다려온 이벤트인걸요. 그런데…… Q. 그런데? A. 주노는 제가 당연히 초콜릿을 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생각해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이 정도 마땅한 것은. 중탕한 초콜릿에 생크림을 부으며 에셸 달링은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셀프 인터뷰에 한껏 몰입했다. 연인의 겸손함과 다정함은 그녀가 사랑하는 요소 중 하나였지만 가끔은 지나친 겸손이 그를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진 않았던가. 예를 들면 성 밸런타인을 기리면서 밸런타인 본인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세기의 상술, 사랑이 가장 꽃피우고 폭발하는 2월 14일, 세상 모든 카카오열매가 사랑의 열매로 보이는 1년에 한 번뿐인 특별한 이 날에, 사랑의 증..

with.주노 2023.02.15

21) Mayday, Darling Time!

with. 주노 시간여행테마합작 참여글 윅스: https://wor1dr3cordn0.wixsite.com/time-attack HOME | Time Attack Crossroa 본 홈페이지는 1920*1080 사이즈에 맞춰 제작되었습니다.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해 감상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가만히 계세요! 무엇보다 그 휴대전화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 wor1dr3cordn0.wixsite.com 더보기 Mayday, Darling Time! 『Dear. 시간을 다루는 모든 직종의 여러분에게. 제발! 부디! 부탁컨대! 여러분의 일에 과한 자부심과 지나친 책임감을 가지고 신.중.하게 움직여주시기 바랍니다. 접촉 사고도 한두 번이지, 전우주차원관리위원회는 언제나 인력 부족이라고요~!』 그..

with.주노 2023.02.12

20) 적반하장에 대책 없음!

For.주노 더보기 「이런 걸 가져왔다고 해서 앞으로 직접 물어보지 말라는 뜻은 아니에요? 꼭 알아둬야 해요.」 그냥 정리된 걸로 한 번 보고 싶을 뿐이니까요. 그리고 재밌어 보이지 않나요? 말하며 에셸이 꺼내어든 건 『터치&스킨십표』라는 것이었다. 이게 말이죠. 연인들 사이에서 한 번씩 해본다고 해요, 막 사귀기 시작할 때. 막 사귀기 시작할 때에 적용하기에 두 사람의 기간은 적지 않았으나─이런 말을 하면 제 팔불출 연인은 ‘저, 저는 아직도 오늘 막 사귀기 시작한 것 같은데…….’ 같은 말을 해오기 일쑤다─아직 해보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절대 늦지 않았으리라.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요즘 세대는 이런 걸 체크하면서~’ 같은 말이 오가던 종이를 우연히 얻은 에셸은 조금 신이 난 표정으로 연인의 집을 찾..

with.주노 2022.11.30

19) 햇살 아래에서

For.주노 D+222 기념 더보기 해가 짧아지는 계절이에요. 모든 것이 빠르게 저물고 금세 쓸쓸해지죠. 그래서 요즘은 점심을 먹고 꼬박꼬박 30분씩 산책을 하고 있어요. 이 시간이 아니면 햇볕을 쬐지 못하니까요. 그것도 곧 못하게 될 것 같지만요. 어느새 해가 떠 있어도 추운 거 있죠. 여름엔 더워서, 겨울엔 추워서 걷지 못하다니 걷는 일도 꽤 어렵네요. 당신은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살비는 둔치보다 아직 조금 더 따뜻하겠죠. 브리더 일은 역시 하루 종일 야외일까요. 여름엔 더위에 약한 당신이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이 추운 날씨에 바깥에 있어도 되는지가 걱정이에요. 그러고 보니 날이 추워지면 당신은 넥워머를 했죠. 다음에 멋진 걸로 선물해줄까요? 후후, 순 이런 생각만 하네요. 해가 짧아져서 그런가. 오..

with.주노 202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