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덴 카데르 더보기 운명이라고 했다. 스스로 붙인 성이다. 결국 네가 운명을 따르기로 한다. 처음 네게서 그 성을 들었을 때 눈앞을 스치던 풍경이 있었다. 있을 리 없는 하얀 실이 네 목과 손을 감아 꼭두각시처럼 당기면, 새하얀 동공이 새하얀 하늘을 응시하였더라. 그곳에 낙원이 있는가 하였다. 너와 낙원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은 거짓이 아니었는데. 「결국 모든 것은 당신이 바라던 대로 이루어졌으니.」 결과를 앞에 두고 웃지 못한다. 늘 그랬다. 너를 앞에 둘 때면 매번 형언할 수 없는 기묘함에 휘감겼다. 이를 테면 내가 너를, 구원한 듯한. 타락시킨 듯한. 기묘하게도 너를 대할 때의 나는 그래, 이상했다. 주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할 만큼 삿되고 불결한 것만 같았다. 만족하느냐 묻는다면 그렇다 답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