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 와다노하라 선배가 죽었다. 학원의 누군가가 죽는 건, 그다지 낯선 일이 아니었다. 이번 일의 경우 전날 예고를 한다는 악질적인 방법 탓에 충격이 더 컸지만, 하루 빨리 괴이를 처리해야 한다는 목표 의식에 불을 지피면 그만으로 지나치게 슬픔에 잠기는 건 스스로에게도 주변에게도 좋지 않다.
좋지, 않다.
그러니까 요리는 더 아무렇지 않은 척 시노비비 선생님의 말을 따라 기숙사 방으로 돌아왔다.
“아, ……….”
방은 텅 비어 있었다. 룸메이트인 유하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걸까? 오늘은 하루 종일 아무도 기숙사 방에 머물지 않은 탓에 아침의 풍경이 조금도 정리되지 않은 채 그녀를 반겨주었다.
정리되지 않은 풍경 속에는 아직 토네 와다노하라가 남아 있었다.
“이불. 두고 가셨네.”
어젯밤은 혼자 두면 위험하다고 제 방에 불러 셋이서 함께 잤었지. 침대를 붙이고 이불을 깔고, 타인과 접촉하길 꺼리는 그녀에게 닿지 않도록 조심조심 이불 너머로 체온을 느끼며 잠들었다. 이렇게 말해도 요리는 두 사람이 잠든 걸 확인하고 또 새벽 별을 보러 돌아다니다가, 두 사람이 먼저 나갈 시간이 되어서야 이불에 기어들어왔지만.
괜찮으면 하룻밤 더 자고 가라고 말해주려고 했었다. 무사히 괴이의 예고에서 벗어나면 이번엔 그녀도 새벽에 빠지는 일 없이 셋이서 밤새 수다를 떨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좀 더 일찍 말해주는 게 좋았을 것을.
……요리는 참지 못하고 이불보를 껴안은 채 한참동안 눈물을 떨어트렸다.
그리고 비척비척한 걸음걸이로 기숙사로 향하는 룸메이트와 엇갈리듯 밖으로 나와, 그 날은 날이 밝도록 방에 돌아가는 일이 없었다.
유하는, 그 부지런하고 성실한 제 친구는 하루 종일 기숙사에서 나오지 않은 것 같았다. 수업에도, 식당에도, 체육관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 번 상태를 보러 가는 편이 좋을까? 거듭 고민하였지만 막상 얼굴을 봐도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 어떠한 말도 건네줄 수 없어서 요리는 도망치듯 기숙사 외의 장소만 들쑤시고 다녔다.
그러다 겨우 진정하여 활을 잡을 즈음, 유하가 나타났다. 빨갛게 부은 눈에 어딘지 화가 난 듯 기합이 들어간 표정, 분노와 슬픔으로 짙게 물든 친구를 눈앞에 두자 요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자연스럽게 웃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렇구나. 웃지 않으면 나도 너와 똑같은 표정일 테니까.
“──요리의 수제 요리는 귀하니까, 감사하며 먹도록 해! 아, 이거 말장난 아니야~?”
식당의 의자에 유하를 앉혀놓고 식당 주방에서 빌려온 재료로 통통 계란죽을 만들기 시작했다. 집에서도 요리라고는 도통 할 일이 없었고 학교에 와서는 더더욱 없었지만 중요한 건 애정! 이라는 마음가짐이었다. 계란 껍데기가 빠지지 않는 건 눈을 꼭 감아 모른 척 하고 간은 담백한 걸 좋아하는 그녀에 맞춰 최소한으로 해두었다. 간장과 참기름과 다져넣은 야채와 계란이 죽 속에 뒤섞여 제법 고소한 냄새를 풍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