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라고 하는 것은 이름 그대로 하나의 단계를 뛰어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인지할 수 있는,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를 뛰어넘은 소리. 우리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
하지만 들리지 않는 것을 소리라고 칭해도 되는 걸까. 들리지 않는 소리를 내는 것에 의미가 있을까.
“♪~♩~♬~……”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는 소리를 내는 것에 익숙해진 건 언제부터였을까. 스스로도 듣지 못하는 소리를 굳이 매일같이 내게 된 것은. 사실은 무슨 의미를 싣고 있는지, 스스로가 내는 앨리스가 어떤 소리일지도 상상해 본적이 없다. 굳이 의미를 찾으라면 울음에 가까운 것일까. 물어봐오는 것이 곤란할 뿐이었다. 모두에게 들리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제게도 들리지 않아서 다행이야.
「평범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듣고 싶은데에……」
마지막으로, 들리는 목소리로 노래한 것은 언제였더라. 머리카락에 눈이 내려앉은 듯 새하얀 소년은 눈만큼이나 말간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마을은 겨울도 따뜻해서 눈을 본 적이 없었다. 반대로 그의 마을은 3월에도 눈이 내린다고 했던가. 꽃이 필 시기에 내리는 눈은 어떤 풍경일까. 눈앞의 그를 닮았을까.
“조금, 쑥스럽네요.”
부끄러워. 실은 그보다 더 많이, 부담스러웠다. 자신의 목소리를 숨김없이 듣는 것이. ‘말’과는 다른 멜로디를, 음표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파동을 그리는 것이. ……어쩐지 낱낱이 드러날 것만 같아서. 고민을 숨기기 위해 그에게서 시선을 내리고 눈동자를 한 바퀴 굴린다. 별 것 아니에요. 어려운 것 아니니까. 응. 몇 번인가 눈을 깜빡이며 스스로에게 되뇐다. 저는 괜찮아요. 아주 괜찮아. 이제 다 괜찮은 일뿐이에요. 흠, 흠. 목소리를 가다듬고 아래를 향하던 턱을 살짝 내밀어 시선을 올렸다.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미소를 그릴 수 있었다. 잘 못 불러도 이해해주세요. 조금 긴장한 것 같아요. 속삭이며 입을 열었다.
“Hello, 창문을 열고서 작게 중얼거렸어. How are you. 아무도 없는 방에서 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