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은 아이일까, 아이가 아닐까. 아이가 아니라면 어른이라 표현해야 할까. 청소년이란 명칭을 굳이 가져와도 좋다. 중요한 건 무엇이라 부르느냐가 아니었다. 스스로를 어느 지점에 있다고 여길 것이냐, 였다.
「미조레 군. 그렇게 말할 때면 13살이 아닌 것 같아요.」
「세탄이 생각하는 순진한 아이란 건 어떤 걸까요~?」
「그런 질문을 하는 시점에서 미조레 군은, 이미 아닌 것 같은데.」
부러 정확한 답을 피한 것은 그녀 스스로도 답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제 와서 순진함이 무엇인지 고민하기엔 퇴색되어버리고 말았다.
아이가 아이로 있기를 그만두게 되는 지점은 어디일까.
나이를 먹음에 따라? 몸이 자람에 따라?
글쎄, 스스로가 아이임을 자각하고 무력함을 깨달았을 때……가 아닐까 세탄 세이라는 생각했다.
그 점에서 아오노미야 미조레는 13살이란 나이임에도 어린 아이가 아니었고, 아이가 응당 갖출 순진의 미덕도 더는 갖고 있지 않았다.
그가 아이임을 그만두었을 때는 언제였을까. 세이라는 기억을 더듬어 아직 그의 표정이 조금 더 솔직하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표정이 가장 솔직했던 순간은 그의 호수 같던 평온에 금이 간 순간이었다.
───손끝이 차갑게 얼어붙는 줄로만 알았다. 그를 붙잡은 손톱 위로 하얀 서리가 내려앉았다. 그러나 그녀보다도 그의 안쪽이 꽁꽁 얼어서 곧 깨질 것 같아서, 여기서 손을 놓았다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무서워 옷자락을 움켜쥔 채 이름만 애타게 불렀었다.
「아오노미야 군…!」
지금 이렇게 찻잔을 앞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는 의미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이전도 그 이후도, 세이라는 그의 ‘맨얼굴’이라 할 만 한 것을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때의 표정을 다시 보고 싶진 않아요.’
그 또한 저와 마찬가지로 옛날 생각에 잠긴 것일까. 아래를 가리키며 조금 멍한 것 같은 그의 이름을 언젠가처럼 찾았다.
“미조레 군?”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렵네요~ 순진함이란 것이 차라리 물건이었다면 찾기 쉬웠을 텐데….”
온화하게 접힌 눈꼬리는 평소와 다름이 없어 보였다. 웃을 때면 유독 더 잘 보이는 눈물점에 잠시 시선이 닿았다 떨어진다. 찻잔의 김이 따스하게 닿았다. 그와 있을 땐 반사적으로 더 따스한 것을 찾곤 했지. 한 모금 잔을 들었다 내리며 고개를 기울인다.
“미조레 군은 아이로 돌아가고 싶은가요?”
순진함을 찾고 귀여움을 찾고, 나이에 안 맞는 어른 흉내는 그만 두고 아이의 울타리로 돌아가는 그런 것을 그는 바라는 걸까? 그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늠이 되지 않아 세이라는 애매하게 기운 고개를 되돌렸다. 다만 문득, 그의 다른 맨얼굴이 보고 싶다고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