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질 수 있어. 풀 포켓몬만의 전략이 있거든. 약점은 많지만,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지.”
과연, 초절정 멋진 베테랑 트레이너님!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나온 대답에 저는 잠시 꿈에 취해버릴 뻔했어요. 할 수 있어, 테리. 우리는 할 수 있어!
“하지만 너의 체리버…”
라고 생각했는데 1초만에 그 생각이 깨지고 말았어요. 하지만이라니, 하지만이라니요 아무 씨. 그건 앞말과 반대되는 의견이 나올 때 쓰이는 말이잖아요. 앞에서 달콤한 말을 해준 건 모두 감언이설에 불과했나요. 신기루와 같았나요. 아아, 테리…….
주저앉으려는 제게 아무 씨가 준 건 기술머신 ‘기관총’이었어요. 어라, 이거 우리 테리도 쓸 수 있었나? 기관총이라면 물론 잘 알고 있어요. 배틀에서 톳, 톳, 톳, 톳, 기관총처럼 단단한 걸 뱉어서 쏘는 기술이에요. 우리 테리라면 아마 체리 씨가 되겠네요. 톳, 톳, 톳, 톳, 적에게 체리 씨를 뱉어내는 테리라니 너무 귀엽지 않아요? 5번까지도 해내면 좋겠지만 테리는 아직 작고 약해서 5번이나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4번만 하더라도 아주아주 효과적인 공격!
“……감사합니다, 아무 씨!”
아무 씨에게 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테리와 함께 텐트로 돌아왔어요. 기술머신을 받긴 했지만 그러고 보니 이거 어떻게 쓰는 거지? 다른 사람들은 찰싹 붙이기도 하고 쑥 끼우기도 하고 아무튼 뭔가, 뭔가 물리적으로 쓰던 것 같은데.
“테리, 먹어볼래?”
[테리는 ‘싫은 표정’을 지었다!]
우리 테리는 참 말도 잘 한다니까. 고민하던 제 시선에 문득 들어온 건 시디롬과 포켓리스트였어요. 아-하!
“테리. 같이 보자.”
시디롬에 기술머신을 넣고 포켓리스트에 연결해 재생하자 오옷, 수많은 풀 포켓몬들의 기관총 시범이 가득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좋아요. 기술의 습득은 모름지기 이론과 실전이 병행되어야지.
우리는 함께 기술머신을 시청하고 그 다음엔 바위를 상대로 기술을 써보기로 했어요. 테리, 우리 한 발 더 강하고 멋진 짝꿍이 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