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키예요, 망키! 격투 타입 포켓몬! 제가 자꾸 이런 말만 하고 다닌다고 해서 상성과 배틀의 승리 여부에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결. 단. 코. 그건 아니에요. 그치만 이왕 한다면 최고가 좋고 이왕이면 이기는 게 좋은 건 당연지사잖아요. 저는 연약한 테리가 상성 나쁜 상대와 붙게 두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테리, 오늘도 최고야~!”
꺄아아, 우리 테리는 오늘도 아주 멋지고 귀여웠어요. 망키의 할퀴기에 과즙이 튀도록 상처가 난 건 마음이 아팠지만 돌아오면 꼼꼼히 치료해줄 테니까요. 테리의 화려하고 센스 넘치는 몸통박치기로 여기 받히고 저기 받힌 망키는 지금 딱 적당히 헤롱헤롱 해보여요. 지금이에요.
“받아라, 몬스터볼!”
새 친구가 생길 때면 늘 고민하는 문제가 있죠. 이름을 뭘로 지어주는 게 좋을까. 동글동글한 망키를 보고 있으니 꼭 어릴 때 갖고 놀던 색색의 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러니까 새 친구가 생긴다면 이번엔 이름을 테마리로 지어주고 싶어요. 어쩌다 보니 테자 돌림이 되어버렸네요. 다른 트레이너 분들은 개성 넘치는 이름을 붙여주던데 이런 센스는 아무래도 아빠를 닮아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난데없이 끌려나온 아빠라고요? 그렇지만 유전학이란 검증된 과학인걸요.
그러니까 저는 몬스터볼을 망키에게 명중시킨 뒤에 아주 신중하고 신중하게 까딱거리는 볼을 관찰했어요. 과연 망키는 제 새 친구가 되어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