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슈가 귀하 더보기 현실성 없는 낭만과 현실성 없는 허세에는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을까. 여자는 허풍이 심했다. 어떨 땐 모두가 깜빡 속아 넘어가도록 그럴듯한 허풍을 보였고 어떨 땐 듣자마자 ‘누가 거기에 속겠냐.’고 핀잔을 들을만한 소리를 했는데, 그렇게 핀잔이 날아오면 으핫, 웃으며 어수룩하게 상대에게 자신을 낮춰주는 게 요령이었다. 언제부터 이런 요령이 늘기 시작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제 앞의 소녀가 속삭이는,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낭만과는 아무래도 다르기만 했다. “응. 그러니까……” 꽃향기가 코를 간질였다. 한 차례 가을비가 지나고 기온이 뚝 떨어지거든 새벽 서리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 툭, 툭 부서질지도 모를 나약한 생명들, 그것들이 올해의 마지막 향기를 내뿜으며 한낮의 태양 아래서 아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