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Trumerei of Dawn 4

작은 사자의 사냥

: 클레멘트 폰드 멀리서부터 확연히 눈에 들어오는 새하얀 인영에 클로이는 움찔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오늘 그리핀도르의 1학년은 이곳에서 수업할 일이 없을 텐데. 어째서인지 꿰어버리고 만 타 기숙사, 타 학년의 시간표를 떠올리며 황급히 숨을 곳을 찾아 두리번거렸지만 이미 작은 사자의 레이더에 잡히고 만 모양이다. 이쪽을 향해 용맹스럽게 달려오는 걸음걸이에 소녀는 체념하고 품에 안은 책을 슬그머니 눈 아래까지 들어올렸다.“슬리데린~!”우렁찬 목소리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래서, 곤란해. 이목이 집중되는 일은 그녀가 견디기 힘든 것 중 하나였다. 가뜩이나 움츠린 어깨를 더 좁히고 슬금슬금 벽으로 붙으며 클로이는 다가온 인영에게 작게 불만을 토로했다.“……숙녀답지 못해요, 작은 사자. 그리고 이곳은, 나 ..

To. Opera Arthur Diogenes

: 오페라 A. 디오게네스 「To. Opera Arthur Diogenes 혹시 말이죠. 만약에, 내가, 왕의 곁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거든, 이걸 대신 곁에 두어줄래요? ……보고 싶어서요. 당신이 약속한 따뜻한 어둠을, 어둠속에서도 나아갈 수 있는 다정한 빛을. 나약한 요구라고 생각하면 버려도 괜찮아요.」 ───목걸이를 풀어 로켓을 연다. 안쪽에는 깨진 금작화의 압화 펜던트가 한쪽, 뷰글라스의 압화 펜던트가 한쪽을 채우고 있었다. 그 중 금작화 조각은 빼내어 주머니에 넣고 한쪽을 비운 로켓을 닫아 편지와 함께 봉투에 넣었다. 유서, 라기엔 애매한, 하지만 메시지가 담긴 무언가였다. 「그대는 어둠을 두려워하나요?」 눈을 마주쳐오던 그의 모습을 떠올린다. 어둔 밤 위에 하얗게 부서져 내릴 것 같은 백발..

To. Grover T. Adlai

: 그로버 T. 아들라이 [캐모마일, 레몬그라스, 로즈마리가 블렌딩 된 찻잎이 담긴 병] 「진정 효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며 수면을 도와줘요. 또 새콤함이 기분을 개게 해줄 거예요.」 찻잎을 유리병에 채워 넣고 그 옆에 메모를 같이 적는다. 직접 타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불안해져서 한 행동이었다. 그야 그럴 만도 하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이 갑자기 반으로 갈라져, 서로에게 지팡이를 겨누고, 옆에 있던 사람이 쓰러져 더는 볼 수 없게 된다거나. ……아주 두렵고, 무서운 일이었다. 잠에서 깨어나도 깨지 않는 악몽에 갇힌 듯한 기분이었다. 모두가 웃는 척하며 웃지 않았다. 혹은 웃으면서 가시를 세웠다. 견디기 괴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는 그럼..

Träumerei of Dawn : 클로이 A. 베일리

" 파이를 잘라주세요. " (*산찌@comi_SZ님께서 지원해주셨습니다.) 외관 크림 빛에 가까운 밝은 금발. 어머니에게 받은 녹색의 얇은 리본으로 반묶음을 하여 반곱슬의 머리카락이 가슴까지 내려온다. 코발트색의 눈동자는 언제나 수심에 차 있는 듯 울적하고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타인과 시선을 맞추길 꺼려 대개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있다. 작고 왜소한 몸까지 더해 그녀보다 시점이 위에 있는 상대라면 길게 드리운 속눈썹의 그늘만 보기 십상이다. 작고 말라 인형 같은 체구. 실제로 체력도 힘도 형편없어 모든 일을 지팡이를 휘둘러 해결하려고 한다. 지팡이보다 무거운 걸 들 일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추위에 약해 늘 목도리를 꽁꽁 싸매고 있으며 종아리까지 오는 검은 스타킹과 갈색의 구두 등 정석적인 교복 차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