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덴 더보기 처음은 호기심이었다. 어딘가의 풍속 소설에나 실릴법한 상투적인 표현이었으나 우리 관계의 첫 단추를 꿰기에는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적절한 무게였다. 거듭 말하자면 처음은 가벼운 호기심이었다. 아카데미에 들어와 느낀 첫 감상은 그간의 제 세계는 우물 안처럼 좁았다는 것이며 두 번째 감상은 우물 밖에는 제게 없으며 앞으로도 가지지 못할 것을 가진 이들이 차고 넘친다는 것이었다. 그 중 하나가 너였다, 에덴. 광부의 아이,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자, 가진 것 없어 탐욕스럽고 그것을 숨기지도 않는 눈, 그러나 새하얀 눈. 어떻게 그 눈을 갖고 태어났나요? 솔직한 이야기를 하나 털어놓자면 1학년 때의 네 모습은 라반둘라의 이름으로 접근하기에 턱없이 가볍고 좋았다. 비굴하고 고개 숙이던 너라면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