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딘테그로 : 혁명의 도화선 25

03. 우리는 낙원에 다다를까

: 에덴 더보기 처음은 호기심이었다. 어딘가의 풍속 소설에나 실릴법한 상투적인 표현이었으나 우리 관계의 첫 단추를 꿰기에는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적절한 무게였다. 거듭 말하자면 처음은 가벼운 호기심이었다. 아카데미에 들어와 느낀 첫 감상은 그간의 제 세계는 우물 안처럼 좁았다는 것이며 두 번째 감상은 우물 밖에는 제게 없으며 앞으로도 가지지 못할 것을 가진 이들이 차고 넘친다는 것이었다. 그 중 하나가 너였다, 에덴. 광부의 아이,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자, 가진 것 없어 탐욕스럽고 그것을 숨기지도 않는 눈, 그러나 새하얀 눈. 어떻게 그 눈을 갖고 태어났나요? 솔직한 이야기를 하나 털어놓자면 1학년 때의 네 모습은 라반둘라의 이름으로 접근하기에 턱없이 가볍고 좋았다. 비굴하고 고개 숙이던 너라면 몇..

02. 뤼봉과 라벤더

: 로블렛 H. 베리 더보기 아주 먼 옛날, 쿠스토스의 동쪽에는 황폐하고 버려진 땅이 있었답니다. 드넓은 평야지대였던 그곳은 개간을 한다면 좋은 농지가 되었을 테지만 돌과 바위가 가득해 누구도 손대지 못하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정착한 곳을 찾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 땅에 도착해 바위를 부수고 돌을 골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몇날며칠, 혹은 한 달, 혹은 1년. 그 사이에 지친 사람들은 다른 땅을 찾아 떠나기도 했지만 남은 사람들은 묵묵히 바위를 부수고 돌을 고르고 인베스에게 기도드렸죠. 이 땅에 기름진 축복이 내리길. 그러자 정말 기적이 일어났답니다. 자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랑스러운 요정이 인베스의 성령처럼 그들에게 내려온 것이죠. 요정은 인베스의 뜻을 따라 속죄와 봉사를 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

01. 호흡의 속도가 다르다

: 크피르 F. 렌하르트 더보기 뱉어내는 한숨이 새벽 공기를 따라 흐릿하고 희게 퍼진다. 밤을 물들이기엔 터무니없이 희박한 색이었다. 제 머리색과 같다. 전부 물들이기엔 턱없이 옅었다. 비애의 정의와 같다. 네 심장이 일출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방향을 가리키고, 새 신에 싸인 네 두 다리가 움직이는 동안 새벽녘과 함께 지워질 뿐이다. 희뿌옇게 번져가는 두 색의 눈은 너를 보면서도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고명한 후작가의 장자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랐다. 빠르게 발전해가는 도회지의 번화와는 거리가 먼 고즈넉한 시골이었으나 그만큼 한가로움과 여유가 있었다. 고향을 사랑했다.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묻힐 때까지 우물 안 개구리의 삶이라 하더라도 행복했을 것이다. 하늘이 높은 것만 알면 만족할 수 있는 ..

레딘테그로 : 혁명의 도화선 :: 비에모드 라반둘라 (아스칼론)

[ 캐치프레이즈 ] 침묵하는 검끝의 잔향 “ 라 바르(La vare), 씻어나릴 수 없는 침묵에 기도합시다. ” @매민님 커미션 [ 외형 ] 라벤더를 연상케 하는 우아한 곡선의 연보라빛 머리카락. 물결치듯 구불거리는 머리카락이 어느덧 허리 아래까지 덮고 있다. 임무에 나설 때는 편의를 위해 틀어 올리고 있으나 그 외에는 느슨하게 옆을 땋거나 묶어 풀어내리고 있다. 청색과 청보라색의 서로 다른 눈동자는 세월의 흐름도 여의치 않고 꽃잎 내려 앉은 밤의 호수처럼 변함없이 잔잔하고 고요하다. 다만 때때로 그 눈이 침묵 속에 탁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입가의 점이 끌려올라가도록 부드러운 미소는 지워지는 법이 없다. 아스칼론 기사단에 입단하여 어느덧 7년, 단정하게 차려 입은 하얀 단복 아래로는 전투로 남은 흉터 ..

레딘테그로 : 혁명의 도화선 :: 비에모드 라반둘라 (아카데미)

[ 캐치프레이즈 ] 침묵하고 씻어내라 “ 라 바르(La vare). 손 내밀어보세요. ” (i: 에치와이님 지원) [ 외형 ] 라벤더를 연상케 하는 우아한 곡선의 연보라빛 머리카락. 날개뼈 부근까지 길러 언제나 머리카락 끝까지 에센스를 바르며 정갈하게 관리하고 있다. 청색과 청보라색의 눈동자는 바람결에 물결치는 꽃밭처럼 잔잔하고 고요하며 말끔한 인상 가운데 입술 아래쪽의 점이 시선을 사로잡곤 한다. 기사를 하기에는 신체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스스로도 그 취약점을 알고 다른 수를 찾고 있다. [ 이름 ] 비에모드 라반둘라 (Viemaud Lavandula) [ 성별 ] 여 [ 나이 ] 19세 [ 학년 ] 3학년 [ 키 | 몸무게 ] 162cm / 마름 [ 성격 ] 고요한, 다감한, 의뭉스러운, -아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