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주노 더보기 [1] 낯선 곳에 떨어진 아가씨가 제일 먼저 알아차린 건 젖은 흙냄새였다. 정원의, 바짝 마른 토양 위로 정원사가 표면을 적실 만큼 끼얹은 물이 증발하는 냄새가 아니라 긴 시간 꽁꽁 얼었던 겨우내 흙을 괭이로 전부 갈아엎어 저 깊은 바닥에서부터 뒤집혀 섞인 오래되고 눅눅한 젖은 흙냄새. 땅속에 잠들어 있던 수많은 작은 생명체들과 양분들이 봄 밤, 달빛 아래서 몸을 말리며 나는 낯선 냄새다. 당장에 의존할 게 오감 중 후각이었다. 주변은 흐리멍덩하게 실루엣만 알아볼 정도로 캄캄했고 귀를 기울여봤자 바람에 숲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나 짐승 울음소리나 들려 공포를 부추기기만 할 뿐이었으니. 이렇게 캄캄한 밤은 아가씨에겐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도 그랬다. 토마스 에디슨이 백열전등을 개발하고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