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너희를 지켜내서 나는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마지막까지 무사했던 너희가 자랑스러워. 고마워.
월터, 마지막까지 너는 무너지지 않았단다. 몰랐니? 내가 네게 많이 의지하고 있던 것을. 네 짐이 무거운데 더는 나눠들지 못하겠구나. 그래도 내 몫까지 너는 더 단단히, 다시금 일어나주렴. 잔뜩 부담을 줄 테니 꺾이고 무너지지 않도록. 선데이, 먼저 쉬고 있을게.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라오, 더는 함께 손뼉을 치지 못하지만 마음은 늘 함께할 거란다. 아이나, 네 ‘모두’에 내가 함께한다면 기쁠 거란다. 미카엘, 이미 묻어버린 상냥함을 소중히 해주렴. 네 상냥함도 내가 기억할 테니. 르윈, 응. 내가 멍청이였구나. 네 손이 날 소중히 해주었는데. 터트리지 않고 지켜주었는데. 내가 멍청이였어. 네게 가르쳐주지 말걸 그랬어. 그래도 르윈, 혼자 쌓아두지 말아줘. 계속 너를 걱정할 테니. 해리, 너희가 날 지켜주었는걸. 네 300년에 시간을 더해버리진 않았니. 그것만이 오직 맘에 걸려. 제이크, 건강한 모습 보여주지 않았니. 훌륭해. 너는 앞으로도 괜찮을 거야. 내가 너를 잘 안단다. 스칼렛, 약속을 지켜주어 고맙단다. 나는 네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못한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다고 해주겠니? 베아트리체, 들을게. 네 결말을 기대하고 있을게. 내가 도달하지 못한 높은 곳까지 부디 닿으렴. 아이나, 내 마음이 모두와 함께인 걸로 봐주지 않겠니. 네가 나를 ‘모두’에 넣어 기억해주면 기쁠 거란다. 샤오루, 마지막에 널 서운하게 하진 않았니? 너를 향한 믿음이 커 그랬단다. 앞으로도 믿을 거야.
예수, 혼자 걷게 해서 미안하단 말은 하지 않을게. 내 말을 네가 잘 알고 있어 믿음직스럽구나. 내 동행자. 네 빛도 그림자도 좋아했어. 네가 믿고 걸어갈 길이 바로 내가 바라는 길이란다. 고난의 길 위에서 흔들림이 없도록. 장, 결국 내가 지지 않았니. 부탁을 들어주어 고마워. 너에게 그 애를 부탁하지 않을 거야. 사비아, 미워질 것 같다니 서운한걸. 네게 더 이상 애정을 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을까. 르블랑, 머리 자르는 모습 보여주지 못해 미안하단다. 네 눈에 담기지 못하겠구나. 리키, 역시 네가 만들 왕좌는 내 자리가 아니었던 모양이야. 카프리치오, 마지막에 네 연주를 원 없이 듣고 갔구나. 훌륭한 연주였어. 그렉슨, 네게 꺾이지 않는 긍지를 보이지 못해 유감이란다. 디에린퍼드, 부디 조심하렴. 콘라트, 마지막까지 척이 아니라 진짜라는 걸 네게 납득시켜주지 못했구나. 달리, 네 잔소리가 그리울 거야. 네가 알려주던 윗공기가 제법 좋았단다. 다이아나, 소원 팔찌의 소원 말이지.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기를. 그렇게 기원했었어. 그런데 내 실이 너무 견고했던 모양이야. 도통 끊어지지 않질 않니. 이럴 줄 알았으면 반대로 빌 것을 그랬나. 네 무대의 가장 앞자리에 앉지 못하게 되어 어쩌지. ──율릭, 네게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까. 미안하다는 말도 괜찮단 말도 해주지 못하겠어. 다만, 다만 있지. 그래도 나를 네 곁에 두어주렴. 마지막까지 내 욕심이야.
아 정말 너무 슬픈데 총괄님들은 또 얼마나 당황하셨을지 제가 죽으려 그랬던 게 아니고요(우뚝 서서 고해성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