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 디 이노센트 제로

37) 02.05. 산책 맡길 상대는 잘 보고 고르자

천가유 2022. 4. 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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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시티 의뢰

 

하루 종일 스파를 즐기고, 주린 배를 채우러 에셸은 포켓몬들과 함께 시내로 나섰다. 멋진 런치를 하고 후식으로 크레페를 사들고6개의입에 물며 귀가하려던 그를 불러 세운 건 어딘지 엘레강트한 목소리의 사내였다.

거기, !”

?”

이 도련님은 혹시 소문의 그 도련님인가? 루미 씨나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 추파를 던지기도 하고, 그 때문에 혼나기도 하고. 결국은 제리 씨를 보고 울면서 도망쳤다던. 소문의 도련님이지만 정작 에셸은 처음 마주치는 사람이었다.

그는 에셸이 승낙하기도 전에 트리미앙의 리드줄을 넘겼다. 트리미앙은 교육을 잘 받았는지 줄이 넘어가는 동안에도 온순하게 있었다. 파피루스를 닮았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전혀 다른걸요? 훨씬 얌전하고 유순하네요. 남자는 그러고선 자신에게 중요한 접대가 있으며 그것이 앞으로의 자신의 품위 있는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장장 17분을 떠들었다. 바쁘다더니.

아무튼 그렇게 되었으니 산책 부탁하지!”

마침 에셸 또한 식후의 운동 삼아 좀 걸어보려던 참이었다. 하루 종일 스파에만 있다 보니 몸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던 것이다. 비비안느가 그걸 봤으면 역시 운동하자고 눈을 빛낼 것 같은데──, 다이아가 태어난 뒤 어쩐지 2배로 빛나게 된 것 같은 강렬한 눈빛을 떠올리며 에셸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했다. 비비안느가 여기 있지도 않은데!

그러고 보니 트리미앙이라든지, 강아지 친구들을 산책시키는 것도 상당한 운동 효과가 있다고 하죠. ……어디 한 번 도전해볼까요?”

만약 운동 효과가 괜찮다면 고민해 봐도 좋겠다. 두안에게도 조언을 들었지만 근력을 키우기 이전에 기초체력도 중요하지 않겠는가. 접대 같이 중요한 일을 까먹다니, 당신의 주인은 걱정스러운 사람이네요. 에셸이었다면 기절했을만한 사건인데 정작 그 장본인은 트리미앙을 맡기고 가는 순간까지 태연하기 짝이 없고. 으음, 어디서 그렇게 캠프 분들에게 밉보였는지 알겠어요. 그렇게 산책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느긋한 에셸이었으나.

──집사가 트리미앙을 데리러 왔을 때 그곳에는 트리미앙의 목줄을 쥔 후와링이 있었다. 트리미앙은 고스트 타입에게 목줄이 쥐어진 게 상당히 불쾌한지 털이 뒤집혔다. 정작 산책을 맡겨진 사람은 어땠느냐 하면, 다리 힘이 풀린 나머지 저글링에게 업혀 호텔로 돌아갔다고 한다.

, 무리. 항복……~~.”

정말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트레이너였다.


이렇게 저질체력일 생각도 아니었지만...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