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꽃가람숲
“위위, 꽃가람 숲으로 가자.”
꽃가람 숲이란 단어에 나나의 시선이 쫑긋해졌다. 당연히 너도 가야지. 다 같이 갈 거야. 웃으며 능란은 조금 흐린 하늘을 보며 걸음을 옮겼다.
당장에 늘봄체육관을 앞두고 하루종일 훈련을 해도 모자랄 판에…… 싶었지만 나비란이 말한 것처럼 상대 스라크의 실력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기 때문일까.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할 때마다 객관적인 지표보다는 공포가 앞서곤 했다. 이래서야 영, 혀를 차고 난 다음엔 기분전환이었다.
는개에서 태어난 음뱃은 아직 자신의 고향이 어딘지 몰랐다. 이렇게 따지자니 정작 알이 생겨난 장소가 꽃가람숲이 맞는지도 불확실한데 그렇다면 알이 부화한 는개가 고향이 맞나? 아니아니, 역시 고향은 꽃가람숲으로 해. 여기 좋잖아.
“그치, 위위. 마음에 들지?”
그렇게 질문하며 능란은 점점 깊어져 가는 숲길을 능숙하게 걸었다. 배달하는 동안에도 가본 적 없던 길이 처음에야 낯설었지만 길눈이 밝은 여자는 한 번 밟아본 길을 잊지 않았다. 하물며 캠핑 동안 몇 번이나 돌아다닌 곳이라면 모를 리가 없다. 그 사이 숲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온몸에 체감하도록 저번주보다도 알록달록하면서 빛바랜 색을 뽐내고 있었다. 바람 한 번에 쏟아지는 낙엽의 비가 숲을 걷는 이들의 몸마저 물감으로 덮어버리려는 것 같았다.
그 점이 음뱃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능란의 질문에 더 신난 날개짓으로 답하며 녀석은 기운차게 나뭇잎 사이를 움직였다. 작은 몸은 온종일 날아도 지치는 법이 없었다. 어린아이라 그런 건가, 아니면 나중에 커다란 드래곤이 되려고 하는 걸까. 지금은 선풍기 정도의 공기진동을 일으키는 조그마한 날개가 나중에 커지면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바다.
여기가 알 시절의 널 처음 만난 곳이야. 설명하면서도 능란은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 능란의 손이 바람같이 뻗어졌다 돌아올 때마다 배배의 등에 얹어진 바구니가 채워졌다.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나나는 잘 익은 열매를 흠집 하나 없이 따서 바구니를 채웠고 두 발로 걷게 된 모모는 손으로 나무 등치를 파헤쳐 그곳에 묻힌 보물 같은 것들을 캐내었다.
“오, 모모. 아주 멋진 버섯이야.”
형들의 활약에 음뱃도 호승심이 불붙은 모양이었다. 저도 뭐라도 찾겠다고 두리번거리던 녀석이 글쎄, 세꿀버리의 집을 건드렸다. 어? 잠깐, 으악─!
・
・
・
여러 우여곡절 끝에 능란은 숲 깊은 곳, 서향의 오두막을 다시 방문할 수 있었다.
“저번에 듣기로 캠프 사람들이 식재료 찾는 걸 도와줬다고 하길래, 나도 빈손으로 오기 뭐해서 좀 가져왔어. 아, 서향 씨. 이쪽은 서향 씨가 준 알에서 태어난 위위. 아주 건강해.”
──밭은 잘 있지? 내려가기 전까지 밭일로 또 무념무상에 빠져 볼까.
아르바이트 이때부터 많이 밀렸지 자캐 갱생시키느라 쉬어가서
'포켓몬스터 : 피치럼블' 카테고리의 다른 글
027) 10.16. 언어의 곡선 (0) | 2023.12.27 |
---|---|
026) 10.13. 인심난측人心難測 : 늘봄체육관 도전 (0) | 2023.12.27 |
024) 10.12. 동행同行 (0) | 2023.12.27 |
023) 10.12. 충만한 애정 (0) | 2023.12.27 |
022) 10.12. 성숙한 인간으로 가는 길 (0) | 2023.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