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햇살 아래에서 날개를 말리는 걸까. 새들이 앉은 가지는 푸른 잎사귀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어 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릴 때마다 잎사귀의 틈새 틈새로 햇빛이 스몄다.카르테는 나무 그늘에서 조금 벗어난 위치에 앉아 광합성을 하고 있었다. 1 섹터에 있을 당시에는 일조량이 적어 햇빛이 나는 시간마다 꼬박꼬박 충전을 해야 했지만 이곳은 놀라울 정도로 기후가 온화하다. 굳이 서둘러 햇빛 아래 팔을 뻗지 않아도 언제나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신기한 곳이었다. 내내 머물던 섹터를 벗어나 찾아오게 된 이 땅은. 멍하니 낯선 풍경을 관찰하던 카르테의 시선은 이윽고 이곳, 10 섹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섬의 어딜 가도 늘 시야에 들어오는 상아색의 첨탑에 머무른다. 그녀가 있던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