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일즈 번 더보기 【대기 모드로 전환합니까? y / n】 기다림이란 익숙하다는 말로 부족한 것이다. 본디, 도구에게 기다린다는 표현은 가당치 않다. 구태여 쓴다면 대기한다고 해야 할까. 연락이 차츰 줄었다. 의무적으로라도 보내오던 메시지는 점점 짧아지고 어색해지고 간격을 벌렸다. 마침내 달을 넘어간 메시지를 두고 안드로이드는 사직을 고민했다. 메시지를 위로 넘긴다. 시시콜콜한 과거가 올라갔다. 그녀는 유머를 아는 안드로이드였으나 손뼉은 한쪽만으로 소리가 나지 않았다. 땅이 마른지 오래다. 그를 살리고 싶었다. 주제넘은 자기만족이었다. 「나를 위해 살아라.」 당신은 지금 누구를 위해 살고 있을까. 「저를 생각해 살아주실 수 있나요?」 나는 앞으로 무엇을 보며 살아야 할까. 전원버튼을 더듬었다. 안드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