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쏠 거야, 이델.”
만일 내가 광기에 젖어,
내가 나로 있을 수 없게 된다면.
그 때는, 네가 쏘렴.
네 손으로 해줘. 상처입어야 한다면.
하지만 그 전에 한 번만 더 날 믿어달라고,
욕심을 부려도 될까.
*
부러 입에 올리지 않아도 알고 있던 사실이다. 너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그게 내가 아는 율릭 함메르쇼이란 사람인걸. 그렇지만 그 말이 네게 잔인할 것 또한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네가 그 말을 하지 않길 바랐다. 그 말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이 너일까 걱정이었다.
“율. 나는 너를 상처주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네게 그 말을 하게 함으로써, 결국 상처를 주고 말았구나.”
네가 늘 내 곁에서 많은 것을 감내하고 희생하고 나를 위함으로써 네 여러 가지 것들을 놓는 걸 모르지 않아.
내가 외롭지 않도록 곁에 있어주려는 너인데. 네 곁에 남지 않는 나로 인해 반대로 널 외롭게 하던 것도.
율. 너는 나의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지.
그렇다면 나는, 네가 선택한 나는 가장 너를 위한 선택이었을까?
광기가 찾아오는 순간은 외롭고 두려워. 그 순간에 네 존재가 얼마나 큰 위안이고 안심인지 늘 전하고 싶었어. 내가 네게 받은 만큼의 것을 네게 돌려주고 싶었어.
가이딩은 좋아하지 않지만 네 품을 좋아했어. 홀로 미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순간에 내 등 뒤에 네가 있음을,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음을 떠올리며 버틸 수 있었어. 네 존재가 내 확신이었어, 율.
나는 죽지도 미치지도 않을 거라고, 그렇게 확신하는 뒤에 네가 있었어. 그러니 내가 믿는 너를 네가 믿고, 너를 믿는 나를 너 또한 믿어주길 바랐어.
넌 여전히 내 가장 좋은 선택이야 율. 네가 내 창이 아니어도, 방패가 아니어도, 날개가 아니어도. 네가 날 믿지 않아도 네 말이 내 견고함을 무너트리고 네 앞에 고결함이 땅에 떨어지더라도.
그저 네가 율릭 함메르쇼이라는 것만으로 가장 좋은 선택이야. 나 또한 너를 좋아하는걸. 그게 이유이지 않겠니.
그래도, 직접 듣는 건 상상보다 아프구나.
“신뢰는 말로 이루는 것이 아닌 걸 알아. 네가 믿지 못한다면 믿을 수 있을 때까지 나는 그저 나를 증명할 거란다.”
율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하고 결심을 하는지 알고 있음에도 막상 직접 들으니까 맘이 아프더라고요.
암튼 얘는 입을 이렇게 털면 안 됐어.
그리고 커뮤 뛰는 캐마다 제목 짓는 방식이라거나 조금씩 다른데 그래도 불변의 법칙은 제목이 상대 캐 이름이면 중요하단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