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토가 진화했어요. 이제 더는 쪼끄만 루리리가 아니라 통통 굴러다니는 마릴이에요. 루리리 시절에는 꼬리가 무거워서 반대로 굴러가긴 어려워 보였는데 마릴이 되고 나니까 더 잘 굴러다니는 거 있죠. 이럴 줄 알았으면 구르기도 가르쳐주는 건데. 그러고 보니 이미 배울 시기를 놓친 기술을 가르치는 건 무리인 걸까요?
아무튼 테토는 마릴이 되고 나서 한 층 더 먹성, 아니 꿀성이 좋아졌어요. 이렇게 꿀을 좋아해서 어쩜 좋죠. 마릴의 몸은 원래 물 위에 둥둥 뜨기 위해 기름으로 빵빵하다고 들었지만 테토는 가라앉아버릴 것도 같아요.
“테토. 이러다 쟈키 씨네 마렝이랑 같이 다이어트가 필요할지도 몰라.”
제 말에 테토는 쿠웅, 하고 충격 받은 표정을 지었어요. 그럴리가요. 저는 귀여운데요? 하고 반박이라도 하고 싶은 얼굴이죠. 정말이지~ 누가 이렇게 테토를 귀엽다 귀엽다 키운 걸까요. 네, 저라고요? 에이. 아닌데. 그야 귀여운 건 사실이고 전 사실을 말했을 뿐이지 그렇게 키운 건…….
──제 잘못인 걸까요?
“……몰랑 씨. 테토는 귀엽죠?”
저는 사실과 오냐오냐의 차이를 알기 위해 몰랑 씨를 찾아갔어요. 바보 같은 디모넵. 몰랑 씨에게 다가가면 테토가 또 꿀을 탐할 거라는 것도 잊고 말이에요. 사과할 일이 또 늘어버렸어요!
033. 오늘의 어드바이스 1월 22일
이번 체육관전은 엄청 이기고 싶은 기분이에요. 그야 언제는 질 기분으로 가는 게 아니긴 하지만요. 그래도 각오가 조금 다르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아직도 포켓몬들을 꼭 배틀에 내보내야 할까, 라거나 체육관 배지에 집착해야 할까. 모두가 하니까 휩쓸리는 건 아닐까 하고 고민하고 있긴 해요. 그렇지만 지금은 아직 모두의 분위기를 따라가도 좋지 않을까요. 저만 뒤처지긴 싫은걸요. 그리고 일단 뭐든 해보는 게 나쁜 것도 아니고요.
줏대 없다고 해도 말이죠. 저는 아직 14살이니까 좀 그럴 수도 있어. 네? 이런 자기합리화부터 14살이 아닌 것 같다고요? 그럼 조금 자기객관화가 잘 된 14살이라고 해주세요.
어쨌든 이번에는 저번보다 조금 더 진지한 마음이 되어서 포켓리스트를 열심히 검색했어요. 다음 자귀마을의 관장님은 시슬 씨라는 분이라고 하고요. 고져스하고 유명한 패션모델이라고 해요. 사진을 검색해 보니까 확실히 본 적 있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아주 옛날이지만. 깐깐한 분이지만 배틀 후엔 온화하게 웃어주다니, 이런 갭이 있는 분이 또 인기가 많죠.
아니, 사람 말고 포켓몬 포켓몬. 그러니까아…… 사용하는 포켓몬은 페르시온, 레파르다스, 칼라마네로. 이 세 마리 중 패턴에 따라 페르시온이나 레파르다스를 낸다는 거죠. 악 타입을 메인으로 다루는 분이네요. 악타입에 강한 건 격투, 벌레, 페어리 타입이고……
“아. 보여, 테마리? 다음 체육관은 네가 활약할 차례일지도 몰라.”
테마리를 내보내려면 제비반환을 가진 페르시온은 피하는 게 좋겠죠. 그런데 페르시온이 어떻게 제비반환을 배운 거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이 없는데 말이죠. 린의 정리 노트를 보고 자극을 받은 걸지도 모르겠어요. 린의 노트는 정말 정말 굉장하거든요. 저번에 더블 배틀에서 한 팀이 되면서 힐끔 보고 왔는데 엄청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저도 본받아보려고 하는데……
“으응…? 특성, 심술꾸러기…?”
심술꾸러기 : 이 특성을 가진 포켓몬은 기술 또는 특성에 의한 랭크 변화가 반대로 적용된다.
랭크 변화가 반대로 적용된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아, 아무 씨이…….”
기껏 공부해보려고 했는데, 이런 것도 모르겠어서 어쩌죠. 저는 헐레벌떡 아무 씨의 텐트를 찾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