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토는 오늘을 기억하고 있다. 매주 돌아오는 월요일. 일주일에 한 번. 몰랑에게 꿀을 받으러 가는 날이다. 몰랑에게 받아오는 꿀의 1/2은 거의 정해진 것처럼 테토의 몫이었다. 처음 몇 번은 말리기도 하고 떼어놓기도 하고 뚜껑을 잠가놓거나 갖은 수를 써서 테토에게 꿀 제한을 하려고 했지만, 이제 천하장사가 된 테토를 물리적으로 말리기란 디모넵에게 불가능했고 그 뒤로 테토는 마음껏 꿀을 제 것 다루듯 먹고 있었다.
그런데 어라, 이상하지. 평소 같으면 몰랑에게 꿀을 받으러 갈 디모넵인데 오늘은 어째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내내 누워만 있었다. 가끔 훌쩍이기도 했다.
테토도 분위기라는 것을 읽을 줄 안다. 어쩐지 바깥의 다른 칸들에서는 분위기 대신 위기가 이어지기도 했던 것 같지만 테토는 이 방의 분위기를 읽어냈다.
‘오늘은 내가 디모넵을 위해 혼자서 심부름 하고 올게!’
빈 꿀통을 들고 몰랑의 방을 찾아서 테토는 아장아장, 뾱 소리 나는 발걸음으로 이 방 저 방을 기웃거렸다. 기웃거리는 사이사이 다른 트레이너들에게 예쁨 받거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과자를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혼자 있던 헤이거의 친구가 되어주거나 그러다 쫓겨나간 건 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