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신년맞이 기차여행 上
: 타카하타 이노리 따르르르르르릉.열차의 출발을 알리는 종소리가 공을 때린다. 하루에도 수많은 열차가 왕래하는 도쿄역에서는 한 시간에 열 번이 넘게 울려 퍼지는 소리다. 「열차가 곧 출발합니다.」 초읽기를 하는 안내방송을 따라 꽁지에 불이 붙은 듯 뛰어가는 사람들도 매시간 보이는 풍경이었다. 호루라기를 입에 문 역무원은 허둥지둥 계단을 뛰어 내려오는 남녀를 발견하고 출발 준비를 하는 차장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아무래도 저 두 사람이 이번 열차의 마지막 탑승객 같다.“세이라, 얼른~”“가, 가고, 있어요.”계단을 내려오는 여자의 발걸음은 역무원이 보기에도 불안불안했다. 긴 스커트 아래 얼핏얼핏 비치는 발목 스니커즈는 자주 신지 않은 티가 보였고 계단을 밟는 걸음은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백팩을 맨 남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