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 꽃을 꺾었나
36 My Dearest, A.
: 시나요리 아리사
*
*
*
「함께 관람차를 타주시겠어요?」
그는 또 다시 그녀의 어리광을 들어주었다.
*
삐걱, 또 한 번 삐걱.
바람에 흔들리며 율동하는 작고 둥근 공간.
아마도 부드럽게 올라가고 있을 관람차였지만 눈을 감은 탓일까. 선명해진 다른 감각들을 통해 톱니바퀴가 한 칸, 다시 다음 한 칸을 향해 꺾어지듯 미약한 흔들림이 느껴졌다.
지금쯤 얼마나 올라왔을까. 풍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높은 곳에 올라가 보는 하늘은 얼마나 예쁘고 또 가깝게 느껴질까. 살짝 호기심이 들어 눈가를 덮은 커다란 손 위에 제 손을 겹쳐 장난치듯 긴 손가락 끝을 부드럽게 문지르자 웃음소리가 나직하게 들려왔다.
손, 뗄까?
물음에 대한 고민은 짧았고 답은 고개를 젓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지금을 바꾸지 않는다.
세이라는 조심성이 많았다.
늘 그랬다. 고민하고 망설이다 끝내 움직이지 않는단 결론을 내렸다. 가만히 있으면 반은 간다. 어쩌면 그게 생각해본 적 없던 세이라의 지론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그녀가 움직이지 않아도 세상은, 시간은 멋대로 돌아갔고 움직이고 싶지 않은 그녀의 등을 떠밀거나 손을 잡아당기며 억지한다. 그렇다면 더욱 스스로는 움직이지 말아야지. 조금이라도 더 변하지 않는 이 순간을 지켜야지. 그저 고집에 불과한 생각이더라도.
──그렇지만 오늘은 조금 신기한 날이다.
삐걱, 흔들.
관람차의 흔들림이 꼭 그녀 마음의 흔들림 같아 아주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것이 얕게 물결치고 파도를 일으켰다. 그녀를 움직였다.
“풍경이 어떤가요, 아리사 군? 예쁜가요?”
“응, 아주 예뻐.”
조심스럽게 입술을 떼고 공기 사이로 소리를 흘려보낸다. 그러면 당연하단 듯 돌아오는 소리가 있었다. 구름이 어떻고 하늘이 어떤지, 아래로 펼쳐지는 도시의 풍경은 또 얼마나 신기한지 그녀를 위해 기꺼이 수다쟁이가 되어주는 친구였다.
보지 않아도 선명히 그려질 것만 같은 묘사에 슬금슬금 올라가는 입꼬리를 그대로 당기고 고마워요. 한 마디를 남기면 상대의 목소리가 잠시 멎었다 이윽고 어딘지 쑥스러운 기색이 담긴 뭘. 하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그 목소리에 문득 얼굴이 보고 싶었다. 감은 눈꺼풀 위로 그리는 그의 표정과 눈앞의 그의 표정이 얼마나 같을지 궁금했다. 대신에 세이라는 자신의 눈을 덮어주던 손을 살며시 떼 제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이것은 부자유가 아니다. 보는 것 대신 듣는 것을 고른 그녀의 선택일 뿐.
“때로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선명하고 분명하게 전해지는 게 있지요. 제게는 아리사 군의 소리가 그래요. 당신의 소리는 분명 제게 닿을 거라고, 제 소리를 당신이 들어줄 거라고 가끔은 우스울 만큼 확신해버리고 말아요.”
그라면 확신해도 좋다고 답해줄까.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없고 늘 불안한 그녀의 길 위에서, 그만은 절대로 확신해도 된다고 그녀를 안심시켜줄까. 그가 주는 안심과 확신은 달콤한 것이어서 때로 세이라는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은 걱정이 들기도 했다. 여기에 익숙해져버려선 안 된다고 일부러 아주 쓴 차를 입에 담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말이다.
그럴 때마다 그는 얼마든지 익숙해져도 된다고 해오지만,
“아리사 군은 있죠, 세상에서 제일 저의 마음을 잘 아는 사람 같아요. 그래서 종종 궁금했답니다. 정말은 어디까지 알고 있을지. 어떨 땐 하나도 모르는 사람 같기도 했거든요.”
높아지는 관람차를 따라 켜켜이 기억을 쌓는다. 학원 졸업을 앞두고 그가 남겼던 롤링페이퍼. 가끔 그녀에게서 아주 먼 거리를 느낀다고 적힌 조금 쓸쓸하던 문장. 그녀가 그에게서 자신의 무게를 덜어내려 했던 이유를 그는 이해했을까, 이해하지 못했을까. 지금이라면 어떨까.
어떨 때 하나도 모르는 사람 같았어? 의문이 담긴 목소리에 세이라는 키득거리고 웃었다. 글쎄요, 어떨 때일까요.
정상에는 다다랐을까. 궁금하지만 역시 눈을 뜨지 않는다. 그녀는 높은 곳이 무리다. 그럼에도 관람차에 올라타 그와 함께 있기를 택했다. 이것은 그녀의 선택.
두 사람 사이에는 먼 옛날의 약속이 있었다. 그녀에게 바다를 돌려주겠다고 함께 새끼손가락을 걸고 언젠가의 언젠가를 기약하였던 풋된 추억이다. 지금도 그 약속은 세이라의 안에서 아주 소중한 것 중 하나였다. 때때로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를 다독이는.
그런데 만약, 아주 만약에……
“바다보다도, 자유보다도, 아리사 군이 곁에 있어주는 쪽이 더 좋다고 하면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요.”
세상에는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 참 많았다.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이나 아무렇지 않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높은 곳 따위의, 이유를 찾을 수도 없고 해결할 수도 없어 어찌할 수 없다는 말밖에 붙이지 못하는 것들.
“알고 있나요, 아리사 군? 제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것.”
이 마음 또한 그런 어찌할 수 없는 것 중 하나였다. 그러나, 마음을 소리로 꺼낸 것은 그녀의 선택이었다.
好き。 한 마디를 소리 낸다. 입술이 유한 곡선을 그렸다. 가벼이 잡았던 손에 아주 조금 힘이 들어갔다. 숨기지 못하는 제 욕심이었다. 이대로 붙잡고 있고 싶은. 이 순간을 유지하고 싶은.
“알고 있지요, 아리사 군도. 제가 당신을 좋아하는 걸. 당신의 호의를 제가 아는 만큼.”
그렇다면 그보다 더 많은, 여러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는 좋아해도 알고 있을까. 세이라가 한 번도 소리 낸 적 없던 감정을.
보이지 않는 그의 표정 대신 손끝에서 전해지는 열을 느낀다. 두근두근한 맥박을 느끼며 세이라는 느긋하게 고개를 움직였다. 입술을 떼는 순간이 어쩐지 길게만 느껴졌다.
“아리사 군을 좋아하고 있어요.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답니다. 당신을 생각하는 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행복해지고, 당신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 기쁘고, ……당신이 곁에 없는 시간 중에도 당신을 생각할 만큼──”
“좋아해요.”
“아니……,”
“사랑해요.”
좋아한다는 말로는 부족해서, 하지만 사랑한다고 말하기에는 자신이 없어서 한 번도 담아본 적 없던 소리가,
첫 소리가,
입술 사이로 새어나간다. 처음으로 낸 소리는, 말은, 어떤 색을 입고 그에게 닿을까. 목소리에 깃든 떨림이 잔잔한 호수에 이는 바람처럼 두 사람 사이를 율동하며 퍼진다.
혀끝이 달았다. 이렇게 달아서야 도리어 쓰게 느껴질 정도다. 쓴맛 나는 입안을 문지르며 세이라는 다시 한 음절, 음절을 호흡과 함께 내쉬었다.
“제가 품은 이 마음은 저의 것이고, 앞으로도 쭉… 아리사 군과 가까이 있어도 설령 멀리 떨어져도 변함없는 마음일 테니 이대로 전하지 않은 채로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에게 알려도 알리지 않아도 우리 사이는 달라지지 않을 것만 같았거든요.”
달라지지 않을 거란 생각은 바람일까, 우려일까.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대일까, 불안일까.
그에게 소중히 여겨지고 있음을 안다. 알기에 그 이상을 욕심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받을 수 있는 것 이상을 바라선 안 된다 욕심을 부려선 안 된다 되뇄다. 어쩌면 욕심 부려도 가질 수 없는 것임을 예감하였기에 꾹, 꾹 억눌렀던지도 모른다.
세이라가 기억하는 아리사는 한 번도 그녀의 어리광을, 욕심을, 무모하고 가망 없어 보이는 것조차 거절한 적이 없었다. 언제나 그녀 앞에서 기꺼이 꺾여주었다. 그랬기에 반대로 이것만은 줄 수 없다는 말을 듣는 게 두려워, 무서워, 스스로를 억눌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쩌다 마음을 소리로 할 생각이 들었냐 한다면, 그저 봄을 앞둔 변덕이다.
“어렴풋한 예감 같은 것이랍니다. 당신에게 저의 소리를 들려주지 않으면, 저의 소리로 전하지 않으면 후회를 남기고 말 거란.”
“딱 한 번만, 도망치지 않기로 스스로에게 약속하고 전하기로 하였어요.”
“그러니 아리사 군에게도 한 번만. ……답을 청해도 될까요?”
심장이,
꼭 터질 것만 같았다.
긴장이, 두근거림이, 부풀어 오르는 감정이 이대로 하염없이 하늘을 향하는 풍선처럼 두둥실 커져 이윽고 펑 터져버릴 듯, 호흡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 마냥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아 세이라는 어렵사리 입술을 닫았다.
잡았던 손을 살그머니 놓고 등받이에 몸을 맡긴다. 그의 소리에 집중하고 싶은 동시에 기다림을 갖는 이 순간이 버거워, 답안지를 몰래 확인하듯 눈을 떠버리고 싶기도 했다. 흔들리는 충동 사이에서 세이라는 천천히 혼잣말 같은 이야기를 이었다.
“언제부터 좋아했다거나 무엇을 계기로 좋아하게 되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저도 명확히 할 수 없어요.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은 아주 오래 전부터 차츰차츰 적셔 들어간 것이니까요.”
그에게 제 괜찮지 않음을 늘어놓으면서였을까. 그의 소리가 닿고 감정에 물들고 그에게 소리를 보내고 감정을 실으며 젖어들었을까. 바다와 하늘이 같은 파랑을 갖듯 서서히,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이 마음에 명확히 이름을 붙이고 싶어서 사랑을 꿈꾸기도 하고, 연애를 경험해보기도 하고, 제 나름의 궁리를 해보았지만 다른 어떤 경험을 해도 당신을 향하는 마음 이상의 것을 찾을 수는 없었어요.”
“결국 제게 있어 당신을 대신할 존재는 없다는 실감만을 하고 말았지요.”
소중한 사람이었다. 특별한 사람이었다. 의지할 수 있었고 의지해주길 바랐다. 그렇지만 어떤 표현을 덧대어도 부족한 마음이 있었다.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마음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망설였다.
마음을 형태로 할 수 있다면 투명한 유리병에 상대의 이름을 적어 붙이고 한 방울, 두 방울, 모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 방울의 상냥함, 한 방울의 다정함, 한 방울의 애정, 한 방울의 존중, 상대를 생각하며 소중히 소중히 채워나간 그의 유리병, 그녀의 유리병.
그렇게 채워진 유리병의 색이 아주 같을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딱 한 방울, 그녀가 품은 병에만 다른 색이 섞였다. 연심恋心이란 색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는 건 이런 것일까. 맹목적이 되고 만다. 세상에 그밖에 보이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오로지, 오로지, 그만을 눈으로 좇았다.
“바다보다도, 자유보다도, 당신에게 잠겨버리고 싶다고 말하면 당신은 곤란해질까요.”
그를 좇는 순간이 때론 눈물이 날 만큼 행복하고 때론 아플 만큼 심장을 옥죄었다. 그 한 순간순간이 소중했다. 빛과 물로 가득한 세계, 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그녀의 작은 동산.
“사랑스런 저의 어린왕자님. 당신이 준 따스한 빛에, 감미로운 물에, 저는 당신을 욕심내는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났어요. 당신에게 특별하고 당신에게 유일하고, 당신이 욕심내는 존재가 되길 바라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차라리 당신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장미이고 싶었어요.”
“수많은 장미에 둘러싸이게 될 당신을 멀리서나마 축복하도록.”
얼마나 이기적인 마음인가. 제도가 잘못되었다면 제도를 바꾸는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을 해주던 그 순간, 세이라는 기쁘면서도 슬픈 예감을 느꼈다. 그라면 넓은 세상으로, 사람들의 중심으로 향하여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모두에게 필요로 될 그를 저만의 어린왕자가 되어 달라 세이라는 잡아둘 수 없을 것이다.
세이라의 소리엔 거짓이 제법 섞여 있어서 때론 솔직치 못하기도 하고, 가끔은 본심 사이로 다른 소리를 섞기도 한다. 특히나 그의 앞에선 수없이 말을 숨기고 삼키고 다른 말로 포장하였다.
【당신이 바랄 때에 당신을 욕심내고 싶어요.】 |
이제와 생각한다. 진심을 담지 못한 수많은 소리들은 흘러나와 흩어져, 끝내 어디로 사라졌을까.
【당신이 바라서 저를 욕심내주면 좋겠어요.】 |
뱉어내지 못한 진심은 어디로 갔을까. 어디를 헤매다 결국은 닿아야 할 곳에 닿지 못하고 사라졌을까. 너무 늦은 얘기였다. 제 손가락 끝을 겹치고 문지르며 세이라는 부끄러운 이야기를 이었다.
곧잘 물었지. 아리사 군이 하고 싶은 일은요? 아리사 군의 욕심은요? 의문 너머에는 바라는 답이 있었다.
“아리사 군이 욕심내는 게 보고 싶다고 했죠. 그렇게 해서 저는 당신이 욕심내는 대상이 아니란 주제를 알고 싶었어요. 저는 이끌어내지 못한 당신의 얼굴을 보면 수긍할 것 같았어요.”
“당신에게서 제가 특별하지 않길 바랐어요. 특별함을 바랄 수 없으니, 그 반대라도 말이죠.”
흔들림 없는 친애를 주는 친구를 눈앞에 두고 꽤나 음습한, 다른 생각에 잠겼다. 그럴 때면 그녀가 대단히 잘못한 것만 같아 이런 마음인 채로 당신에게 어리광을 부릴 바에야 더 이상 폐를 끼치지 않도록 그에게서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지.
그 작은 결심 하나를 실행하지 못해 지금까지 흘러버리고 말았지만.
푸슬푸슬 웃음을 흘리다 문득 눈가가 아렸다. 울면 안 돼. 이 자리에서 흘리는 눈물은 제 부끄러움을 흘려보내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울면서 할 이야기가 아닌걸, 스스로를 달래던 세이라는 결국 포기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손바닥 아래로 만져지는 표정이 몹시 밉다. 마음이 괴로웠다. 어찌할 수 없는 이 마음이 괴로워, 그에게 이런 마음을 내보이고 만 것이 괴로워, 지나치게 고인 나머지 독이 되고 만 고백에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 자리는 도망치지 못한다. 그래서 선택한 자리였다. 미소 짓기를 포기한 세이라는 천천히 눈가와 뺨을 문지르다 손을 내렸다.
엉망일 표정을 가다듬고자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하고 내내 감았던 눈을 뜬다. 어느새 관람차가 아래로 기울고 있었다. 출구 없는 이 공간이 끝나기 전에 매듭을 지어야 했다.
세이라는 웃었다. 내내 도망치고 숨기고 가리던 그 말들이 겨우 제 의미를 되찾고 닿아야 할 사람에게 닿았다. 기쁜 순간이다.
“아리사 군을 좋아해요. 당신에게 허락된 것 이상의 마음을 품고 말았답니다. 부디 제 마지막 어리광으로…… 답을 들려주시겠어요? 어떤 답이라도 좋아요.”
다음은 그녀가 들을 차례다. 늘 궁금했지만 답을 듣는 게 두려워 피하던 현실과 마주할 시간이었다.
“당신의 소리를 들려주세요.”
깜빡이며 들어 올린 시야로 파랑이 비친다. 파란 하늘, 파란 눈, 그녀가 동경하고 사랑하는 하늘. 바다의 파랑이 실은 하늘의 색을 반사하는 것이라 하였던가. 그렇다면 바다가 가질 수 없는 색을 좇아 하늘에 닿고 싶어 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일 것이다.
찰랑거리는 유리병에 마개를 꽂았다. 담긴 것은 그를 향한 수많은 감정과 마음, 마지막으로 연심 한 방울. 떨리는 눈가를 살풋 접어 미소를 그리고 유리병을 건네듯 말을 건넨다.
“아리사 군을 좋아해도 될까요?”
이윽고 삐걱거리던 관람차가 종점에 달하였다.
고록! 이었어요><
'누가 그 꽃을 꺾었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38 알라딘과 자스민 (0) | 2019.07.24 |
---|---|
37 Happy birthday (0) | 2019.04.30 |
35 신화 (0) | 2018.11.28 |
34 가라앉지 않은 그 아침 (0) | 2018.10.02 |
33 손, 뺨, 높낮이 (0) | 2018.09.07 |
'누가 그 꽃을 꺾었나'의 다른글
- 현재글36 My Dearest,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