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다는 듯 새싹이 돋을 수도 있죠. 어릴 땐 화분에서 살았던 적도 있는걸요. 네? 농담이냐고요? 정말인데. 여기 어릴 때 사진도 있고요. 뭘 그렇게 이상한 눈으로 보는 거람. 사람이 좀 싹부터 날 수도 있죠. 아빠가 그랬는데요. 사람의 아이는 새 포켓몬이 물어다주는 거랑 다리 밑에서 주워오는 거랑 알에서 태어나는 거랑 몇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해요. 그 중에 저는 좀 특이 케이스라던가.
에엣? 전 정말 진지한데.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떠들다가 고개를 들었어요. 아무 씨는 아직도 제 머리 위의 싹이 신기한가봐요.
“아무튼 아무 씨. 제 싹을 키우고 싶다면 앞으로도 애정과 관심을 잘 부탁…… 참, 이게 아니라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어제는 2패나 하고 말았어요. 아무리 저라도 제법 의기소침해지지 않겠어요? 테루테루와 네로는 제법 막상막하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요인이 승패를 가른 걸까요. 네로의 날개치기는 확실히 강력한 공격이었지만 말이에요.
“상대와 엇비슷한 실력이라면 애교부리기를 통해 상대의 공격력을 떨어트리는 것도 좋은 수단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잘 먹히지 않더라고요.”
곧 있을 체육관전에서도 써먹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애교부리기로 한 턴을 소모하기보다 맹공이 더 나은 걸까. 고민되는 거예요. 저는 아주 간절하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아무 씨를 바라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