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기 캠프 사람들 다들 한 번씩 입고 지나가는 것 같아요. 우리 캠프 사람들밖에 안 보이는 것 같은데 혹시 다들 인형옷을 입기 싫어서 이 일을 기피하는 걸까요? 그렇다면 보수가 센 것도 이해가 돼요.
“안녕하세요~ 지금 자귀마을 숙박 거리는 특별, 할인가 행사 중! 머무는 날짜가 늘어날수록 할인가도 늘어나는 서비스 중이에요~! 게다가 무려, 이 전단지를 들고 가면 특별한 선물까지? 보세요. 저 말고도 인형옷 입은 사람들이 많죠? 쿠폰을 7장 모아 가면 삐라슈끼를 하나씩 서비스로 준다고 해요. 네, 네. 받아가세요. 네에~”
그나저나 이 옷…… 되게 불편하네요. 테리, 지금도 숏다리인데 진화하고 나서도 숏다야야야. 아파, 테리! 안 보이는 곳에서 몸통박치기 하지 말고~! 정말.
그 두 번째, 오르소 본점 일일 직원
“……설마 그 차림새로 일하실 생각은 아니죠?”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그대로 오르소에 들어가자 직원 분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셨어요. 처음 가게 문을 열 때만 해도 ‘새로운 진상 고객인가?’하고 보더니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다고 말하자 ‘새로운 진상 알바인가?’ 하고 보지 뭐예요.
“그, 그게 갈아입을 시간이 없어서…… 지금 갈아입고 올게요!”
저는 호다닥 피팅룸에 가서 불편한 체리꼬 옷을 벗었어요. 휴우. 덕분에 춥진 않았네. 이거 의외로 잠옷으로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룸메이트인 닉스 씨만 괜찮다면 말이죠. 안쪽엔 의외로 폭신하고 공간도 넓어서 주머니에 호구마를 넣고 일해도 괜찮을 것도 같고요. 여기를 잘, 이렇게 고정할 수 있도록 해서…….
옷이 많이 크더라고요……. 저는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직원 분의 도움을 받아 바지도 셔츠도 세 번씩 접어서 고정했어요.
테리, 오늘부터 1일1컵 우유야.
그 세 번째, 트리미앙 산책.
오르소에서 일을 하다가 돌연 스카웃 당하는 경험, 상상할 수 있나요? 저도 상상해본 적 없는데, 그런 일이 생기더라고요. 처참하게 세 번씩 접은 소매가 그런데도 자꾸 흘러내려서 당겨 올리다 보니 갑자기 엄청나게 뷰티한 트리미앙이 다가와 킁킁, 제 냄새를 맡는 거예요. 그러더니 갑자기 제 옷소매를 잡아끌더라고요.
“어머, 당신. 간택되었군요.”
네? 간택이요?
……듣자 하니 이 트리미앙들, 그 날 그 날 지나가다가 맘에 드는 사람을 붙잡아 자신들을 산책시키길 맡긴다지 뭐예요. 대체 뭐람 이 좋은 팔자. 조금 부럽잖아! 앗, 테리. 그러니까 자꾸 그렇게 한심한 시선은…… 내가 잘못했어.
마담은 우아하게 제게 하나, 둘, 셋, 넷, 어라 왜 안 끝나지? 다섯, 여섯, 총 여섯 개의 목줄을 맡겼어요. 저기 마담, 트리미앙이 이렇게 많다고는 안 하셨우와아앗. 끌려간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제가 여섯 마리 트리미앙에게 끌려가는 걸 테리는 그냥 보고만 있었어요. 오르소의 점원은 마담 앞에서 굽실굽실 허리를 굽히며 VIP고객의 편안하고 안락한 쇼핑을 위해 그 포켓몬을 맡는 것도 하나의 업무라며 저를 그대로 보내버리고 말았, 어, 요!
헉, 헉.
얘들아. 제, 제발 천천히 한 방향으로만 가주면 안 될까? 너희의 여섯 방향으로 뻗어가고 싶은 욕망은 잘 알겠지만 나는 대타출동을 쓸 줄 몰라. 부탁할게,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