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허둥지둥 나무돌이가 된 테이를 꼭 안고 아무 씨에게 자랑하러 달려갔어요. 아무 씨랑 겟코랑 한 특훈에서 무언가 깨달은 게 있었는지 쑥 자라버린 거예요, 테이는 조금 더 커진 자기 몸이 무척 마음에 든 것 같아요. 팔을 휘둘러보거나 빠르게 점프해보거나, 전처럼 벽을 타고 느릿느릿 걷는 대신 민첩하고 소리를 죽여 걷게 되었어요.
저는 겟코와 아무 씨에게 이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 특히 겟코에게 꼭 수제자처럼 수업을 받은 테이니까요. 겟코 앞에 서서 이만큼 자랐다고 으쓱이며 그러니까 새로운 걸 가르쳐달라는 테이의 모습은 어쩜 이렇게 흐뭇하던지요. 상냥한 선배 노릇을 해주는 겟코를 두고 저는 아무 씨 옆에 풀썩 앉았어요.
곧 기차 여행을 한다고 하죠. 테이랑 먹으려고 도시락도 미리 예약을 해두었어요─테토가 그 전에 몰래 먹어치우지 않는다면요─. 기차여행은 저도, 모두도 처음이니까 설레는 중이에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다시 체육관이 있을 거예요. 다라마을의 관장님은 소문의 로우트윈테일……!
“앗, 이게 아니라 그래서 말인데요 아무 씨.”
예전에는 그냥 자뭉열매만 열심히 쥐어주거나 잠을 깨우거나 혼란을 막는 것만 생각하는 게 다였는데 요새는 트레이너 캠프의 실력이 상승한 만큼 도구의 수준도 올라간 거 있죠.
하지만 아무리 도구가 좋아도 트레이너가 잘 써주지 못하면 무용지물이잖아요. 그래서 고민이 커요.
“도구는 어떻게 쥐어주는 게 좋을까요. 테마리에게요, 초점렌즈를 줘서 상대의 급소를 좀 더 잘 노리게 해줄까 했는데 스위티 씨가 검은띠를 팔더라고요. 검은띠를 단단히 묶어줘서 전반적인 기술의 기합을 더 올려줄까 싶기도 한 거예요.”
검은띠와 초점렌즈를 손에 들고 고민중이었어요. 그거 말고도 최근에 두껍게 쌓은 지방을 천하장사의 힘으로 모두 불태우게 된 테토에게 힘의 머리띠를 쥐어줄까 라거나.
“그리고 특성캡슐이란 건 어떻게 써야 좋은 걸까요?”
우리 테루테루는 주눅이 특성인데요. 하고 자기 얘기를 하자 테루테루가 커다란 덩치로 제게 낑낑거리며 머리를 부벼왔어요. 옳지, 옳지.
“테루테루는 상대가 겁을 주면 주눅이 들어 빨리빨리 움직이게 되는데요. 자기가 주눅들어 서두르는 거 말고 반대로 상대를 위협시켜서 겁먹게 만드는 건 어떨까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