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로 열차 여행은 곧 마지막이에요. 저는 열차에서 내릴 준비를 하기 전에 도시락을 꺼내들었어요. 어젯밤에 몰랑 씨에게 들은 말이 생각났거든요. 모두와 일대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을 거라고요. 생각해보니까 늘 모두 한 자리에 불러놓고 제 입장만 설명을 했지 아이들과 따로따로 만나서 주의 깊게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엔트리가 여덟이나 되었다고 손이 모자란다는 핑계를 대서는 안 되는 거겠죠. 한 친구, 한 친구 다 소중히 저를 믿고 따라와 준 거니까요.
그래서 누굴 제일 먼저 불렀냐고 하면, ……테오예요.
“요 녀석!”
불러놓고 볼을 쭉 당기자 테오는 말랑말랑 토실토실한 볼이 쭉쭉 늘어나 ‘우애앵.’ 하고 엄살을 부리지 뭐예요. 이 녀석은 얼마나 엄살쟁이에 애교쟁이인지. 이미 다른 사람들을 하나, 둘 자기 편으로 포섭하고 있더라고요.
테토는 귀여움 받기 좋아하는 포켓몬이지만 조금 둔하고 덜렁대는 면이 있어서 의욕이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편인데 테오는 달라요. 얼마나 눈치가 빠르고 잔망스러운지. 무엇보다 곤란한 건 이 녀석,
“윽. 그렇게 쳐다보지 말구 테오~~”
저를 너무 좋아해요…….
반짝반짝하게 쳐다보는 시선에서 ‘그냥 나만 옆에 두는 건 어때? 어때?’ 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지 뭐예요. 다른 애들이랑 사이좋게 지낼 생각은 없고 저랑만 잘 지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몰랑 씨 말처럼 테오만 따로 불러서 이야기 하는 게 정답이었나 봐요. 이런 모습을 다른 애들이 봤으면 또 뭐라고 생각했을지.
테오는 이 와중에 제 속도 모르고 ‘이거 맛있어, 디모. 이거 먹어봐.’ 하며 도시락 반찬을 내밀었어요. 그걸 우물우물 받아먹으며 저는 천천히 테오에게 한 명, 한 명 식구들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