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리스트로 한참 이것저것 베테랑 트레이너들의 말을 듣다 보니 결론은 테마리에게 다양한 타입의 공격을 가르쳐두는 편이 좋을 거라는 거였어요. 테마리는 격투타입인데 말이죠. 트레이너 참 어렵다.
지금 테마리가 쓸 수 있는 건 인파이트, 난동부리기, 유턴, 크로스촙의 네 종류로 두 개가 격투, 하나가 노멀, 하나가 벌레 타입이에요─유턴은 왜 벌레의 기술인 걸까요?─. 그리고 사람들의 추천은 여기에 땅 타입의 지진이나 바위 타입의 기술 중 하나를 가르치는 편이 좋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지진은 기술머신이 있고 그러니까 스톤에지나 스톤샤워 중에 하나가 좋을 것 같은데요.”
둘 다 나름의 장점이 있어 고민이 깊었어요. 한쪽은 상대를 풀죽게 할 확률이 높았고 다른 쪽은 위력이 더 높은데다 급소를 찌를 수도 있는 거예요. 나름의 장점이 있지 뭐예요.
“아니면 니켈 씨가 암석봉인도 추천해주셨는데요.”
확실히 앞에 두 기술보다 위력은 좀 떨어지지만 상대가 속도를 내지 못하게 묶어두고 한 번 더 때릴 수 있으니까 잘하면 앞의 기술들보다 2배의 위력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럼 암석봉인이 나을까 싶기도 하고.
“요즘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아요.”
절로 한숨이 터졌어요. 저는 논문은 써본 적 없지만 논문을 쓴다는 거랑 좀 비슷한 느낌이려나? 멋대로 생각해버렸지 뭐예요.
“아무 씨라면 어느 쪽을 추천해주실 것 같아요?”
스톤샤워랑 스톤에지, 암석봉인까지. 세 개의 카드를 손에 달랑달랑 흔들어 보여요. 여기에 테마리에게 무슨 도구를 쥐어주느냐─지금은 아주 강하고 멋진 검은띠를 묶어주긴 했는데요─도 또 달라지겠죠. 거기까지 말을 한 저는 아무 씨가 셋 중 하나에 손을 뻗기 전에 아차차, 하고 카드 대신 우리집 물토끼를 번쩍 들었어요. 이 녀석, 더 무거워진 것 같은데.
“테마리는 아직 고민 중인데요. 테토에겐 꼭 필요할 것 같아서요. 이런 느림보 물토끼여도 아쿠아제트라는 기술이 있으면 먼저 공격할 수 있다면서요? 그거 혹시 배울 수 있을까요?”
모처럼 물 타입 기술이니까 아무 씨의 누리레느나 겟코가 가르쳐주는 걸까요. 전 살짝 기대를 담아 아무 씨를 바라보았어요.
아쿠아제트가 선제기라고 해서 추천받긴 했는데 여전히 애매한 느낌이란 말이죠(이게 싫은 게 아니라 아쿠아제트, 치근거리기, 엄청난 힘, 냉동펀치 로 해서 물 자속기가 아쿠아제트 뿐인 게 너무 약하지 않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