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 디 이노센트
AF::009. 오늘의 AU 4월 14일
: 닉스 & 포르티스 & 올리브
▶거주민, 소중한 친구들 소개
1.
오늘은 제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친구들을 몇 명 소개해보려고 해요. 이 숲의 모두가 제 소중한 친구이지만 그 중 몇 명을 먼저 말이죠.
“다녀오겠습니다~”
크로스백에 자질구레한 것들을 챙겨 넣고 모자를 챙겨 집을 나섰어요. 모자는 평소엔 잘 안 쓰는데요. 가끔 인간들을 만나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 때 뿔을 가리라고 들고 다녀요. 인간들은 제 뿔을 지나치게 좋아하거든요.
그럼 오늘도 인간을 조심해서 길을 찾아볼까요?
혼혈들의 땅이 얼마나 커다란지는 저도 아직 모르는데요. 이 땅이 보통의 눈으로는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무슨 소리냐 하면…… 으응,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목적도 없이 걸으면 아무데나 도착해버려요. 어떨 땐 집에서 여덟 걸음만 걸어도 바깥세상과의 경계에 닿기도 하고 어떨 땐 반나절을 꼬박 걸어도 숲만 이어지기도 하고 어떨 땐 평지를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위산의 꼭대기에 오르기도 하고 말이죠. 인간 세상처럼 지형을 파악하고 지도를 그리는 건 아마 무리일 거예요.
그런데 어디로 가야겠다거나 누굴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거기까지 향하는 길이 보여요. 보이기도 하고 느껴지기도 하고 가끔은 냄새를 따라, 뿔에 닿는 바람의 감촉을 따라 움직이죠.
재미나죠? 이렇게 찾아가면 제가 만나고 싶은 상대까지 땅이 인도해주는 거예요.
“닉스으~”
“어서 와, 디모넵.”
──흰제비갈매기라는 새가 있어요. 새하얀 이 새는 바다 가까이, 온화한 기후의 땅에서 머문다고 해요. 제가 소개할 첫 번째 친구는 새하얀 깃털이 아주아주 우아하고 머리카락은 꼭 밤바다처럼 까맣고 예쁜 새예요.
바다 근처에서 사는데도 닉스의 품에 폭 안기면 짭짜름한 냄새 대신 깨끗하게 흐르는 시냇물의 냄새나 포근한 햇살 냄새가 묻어나곤 했어요. 생긴 건 꼭 소복하게 쌓인 눈 같은데 품은 따스해서 닉스를 두고 따뜻한 눈이 어울린다고 매번 생각했어요.
실제로도 예전에는 북쪽의 추운 곳에서 살기도 했대요. 춥고 척박하고, 하지만 아주 높은 곳에서부터 가늘게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몹시 깨끗하던 그곳에 머물다가, 지금은 물줄기를 따라 바다와 맞닿은 하류까지 오게 되었다고 해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닉스의 친구들이 따뜻한 곳을 좋아해서가 아닐까요?
“오늘은 무슨 일이야?”
“꼭 무슨 일이 있어서 오나요.”
어리광을 부리며 허리께로 파고들자 머리 위에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났어요. 쓰다듬어주는 손길을 받으며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면 이 땅의 기후처럼 온화한 표정을 한 그와 눈이 맞았죠. 실은요. 인간 친구가 생겨서요. 닉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요. 제 말에 닉스는 조금 놀라다가 곧 아, 얼마 전의 그 분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이 땅의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인간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편이에요. 인간에게 배척당해 한정된 공간에서 머물게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죠. 닉스는 그런 가운데서도 인간에게 우호적인 혼혈이었어요. 세상엔 나쁜 인간이 있는 만큼 착한 인간도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죠. 그래서 가끔 인간들이 풍랑을 만나 곤경에 처할 때나 숲속에 잘못 들어와 헤맬 때 나서서 도와주기도 하는데 그 때마다 인간들은 천사를 봤다며 소란을 떨더라고요.
바깥세상에서는 평화의 상징으로 흰 비둘기를 쓴다고 하죠. 그곳의 신화 중 하나로 아주 먼 옛날, 이 세계가 전부 물에 잠겼을 적에 육지를 찾아낸 비둘기를 기리면서요. 그리고 또 성스러운 존재로 흰 날개를 단 천사를 이야기하기도 한대요. 그런데 지금도 전해 내려오는 목격담 중에 몇 개가 바로 닉스의 이야기인 거예요.
이런 이야기 꺼내면, 닉스는 늘 부끄러워 하지만요.
물론 그가 언제나 말랑하기만 한 건 아니에요. 경계에서 주로 머문다는 건 그만큼 이 땅을 탐내는 인간들과 자주 마주친다는 뜻도 되니까요. 그런 인간들을 베스타와 함께 위협해 돌려보내는 것도 닉스의 일 중 하나거든요. 그럴 때의 화내는 닉스는 정말로 정말로 무서워서, 저는 절대 닉스를 화나게 하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블랙 닉스…….”
“응?”
“헙. 아뇨. 아무것도.”
닉스에게는 겉보기처럼 하얀 부분과 까만 부분이 공존하는 거예요.
아투믄 무릎을 베고 누운 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멀리서는 느긋한 파도 소리, 반대편에선 물이 흐르는 소리, 초봄의 공기는 청량하고 상쾌해서 이대로 하루를 꼬박 누운 채 보내도 좋을 것만 같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그만 일어나야 하지만.
“──그래서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앞으로 여기서 머무는 동안의 일 때문에요.”
한참 제 이야기를 들어주던 닉스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으음, 그러게. 하고 자기가 아는 인간에 관한 정보를 이것저것 들려주었어요. 그리고는 “디모넵이 친구라고 할 만한 상대라면 나도 궁금한걸.” 라고 말해주기에, 다음에 그를 소개시켜주기로 했답니다.
2.
두 번째 친구를 말하려면 먼저 이 친구를 어떻게 찾는지부터 말하지 않으면 안 돼요. 이 까맣고 커다란 친구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숨바꼭질이 특기거든요.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길 좋아하지 않아서 그가 남긴 길을 찾기 위해선 아주 신중하게, 집중을 해 바람의 흐름을 읽어내야 한답니다.
그와는 첫 만남부터 이야기 해보기로 할까요. 그건 그러니까 아주아주 먼 옛날……까진 아니고요. 언제더라. 원래부터 숲에서 유명한 인물이었어요. 인간만 피하는 게 아니라 혼혈까지도 피해 다닌다고요.
다른 혼혈들이 그를? 아니요.
그가 다른 혼혈들을요. 뭐어─, 조금 이야기가 와전되어서 혼혈들 중에서도 그를 무서워하고 피해 다니는 사람들이 많기는 했는데요. 정말이지~ 자기들도 인간들에게 여러 와전된 소문 탓에 배척받고 쫓겨났으면서, 이런 걸 보면 우리가 결국 혼혈은 혼혈이구나 싶어요. 우리의 반쪽에는 인간의 피도 섞여 있는 거죠.
저도 그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었어요. 폭력적이라더라, 아웃사이더라더라, 사람을 싫어한다더라, 붉은 눈과 마주치면 오금이 저려서 도망치지도 못하고 그대로 주륵 주저앉아 버리는데 그러면 거대한 덩치가 묵직한 발소리를 내며 음침하게 다가와서 새까만 머리카락이 자기를 휘감아 그대로 목을 졸라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공포심에 눈이 뒤집혀 기절했다가 눈을 뜨니 그의 영역 밖이더라 하는 제법 구체적인 경험담까지도.
어라? 마지막은 정말 경험담이잖아? 그것도 엄청난 피해망상증이에요. 그래도 거짓말은 안 했네요. 상대는 결국 쳐다보고 가까이 오기만 했을 뿐이라고요.
그런 여러 소문 때문인지 아니면 타고난 성향인 건지 그는 남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길 좋아하지 않았어요. 늘 숲의 가장 안쪽, 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서 커다란 몸에 어울리지 않게 숨을 죽이고 조심조심 움직였죠. 정말로 그를 아는 사람들은 잘 없었다고 해요. 저도 그냥 그런 사람이 있구나 하는 정도?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산책을 하다가 발견한 거예요. 처음 그를 보았을 땐 정말 바위 같았죠. 음지라고는 하지만 그래서인지 더 잘 자라던 수풀들이 길게 드리워서 바위산의 초입을 덮고 있었는데요. 깎아져 내리는 절벽을 등지고 가만히, 아주 가만히 느린 호흡을 하며 그가 거기에 있었어요.
머리 위로는 길게 늘어진 축축한 나무줄기와 거기서 돋아난 검은 잎사귀. 바닥에는 곱게 깔린 젖은 이끼. 볕이 잘 들지 않아 습한 냄새가 났지만 불쾌한 것이 아닌 기분 좋은 향이었어요.
그의 모습이 바로 그랬죠. 커다란 바위 위로 부드럽게 이끼가 깔린, 풍경의 일부.
아무렇게나 풀어헤친 긴 검은 머리카락과 그 사이로 흘긋 보이는 붉은 눈동자. 잘못 보았으면 바위틈으로 작은 박쥐가 있나? 생각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사람이더라고요. 늑대 같기도 하고 개 같기도 하고, 귀 끝이 가끔 까딱거리며 움직인 덕분에 알아차렸어요. 저는 그 사람에게 다가갔어요.
겁도 없이 왜 다가갔냐고요? 위험한 느낌은 나지 않았거든요. 이래 봬도 제가 사람 보는 눈은 제법 정확하다고 자부하는데요. 그의 눈은 저에게 겁을 먹은 거였지 절 겁주려던 게 아니었어요. 조금도 저를 해치려는 빛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안심하고 한 발 내딛었어요. 까딱까딱 쫑긋거리는 귀를 따라 말이에요.
그러자 그가 오히려 화들짝 놀라서는 다가오는 저를 밀어내려는 거예요. 그 때의 일은 다시 생각해도 웃음이 터져요. 자기가 그 솥뚜껑 같은 손으로 저를 덥석 덮어버려 놓고, 까꿍 놀이라도 하듯 제 얼굴이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니까 어찌나 놀라던지. 자기가 가려놓고 말이죠!
음, 한편으로는 조금 무서웠을지도. 절 위협하려는 의도가 없다 해도 이러다 ‘사고’가 벌어질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그 손을 잡고 천천히 내렸어요. 진정하라고요.
“저는 디모넵이라고 해요. 당신은요?”
그렇게 들은 그의 이름은──,
“폴~”
“우왓.”
또 커다란 바위로 인해 그늘진 곳의 한켠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었네요. 바위인 줄 알고 지나쳐버릴 뻔했어요. 무얼 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아무것도. 이런 대답이 주로 돌아오는데요. 사실은 나름대로 바쁘다고 하더라고요. 직업이 농부거든요.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될 사람이죠.
아, 그래서 이름이요? 포르티스라고 해요. 정확히는 포르티스 아우덴티아. 그치만 기니까 폴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러면 저쪽에서는.
“딤. 그러니까…… 하아, 아니다.”
“놀래지 말라고요? 아하하, 내가 올 동안 눈치도 못 채고 어디에 집중하고 있던 거예요?”
앗, 그보다 저 폴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어요. 그 얘기 들었어요? 오랜만에 이곳에 인간이 방문했다는 이야기. 그의 등에 대롱대롱 매달린 저는 그대로 한참을 재잘거렸어요. 그는 저를 업고도 아주 오랫동안 가만히 있었고요.
3.
오늘 소개할 마지막 친구는요. 찾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그를 떠올리고 한 걸음 옮기기만 하면 짠하고 나오거든요. 정말이지 어려울 것 없어요. 한눈에 보이는걸요.
그의 선명한 머리카락 색을 좋아해요. 제 머리카락은 자연에서 보이는 색이라고 하는데 그의 색은 저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색은 아니어서요. 그래서 눈에 띄는 걸까? 아, 닮은 색의 과일이 있다고 듣긴 했지만 그것도 속을 반으로 갈라야 나오니까요.
물론 한눈에 그를 발견하는 게 머리색 덕분만은 아니에요.
“리브~!”
이를 테면 이렇게 큰 소리로 그를 부를 적에, 그가 제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릴 때에, 그렇게 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 우리의 거리가 확 좁혀들어요. 세간에서 말하는 축지법 같은 느낌일까요. 끈을 당기는 것 같기도 하고 확 감아버리는 것 같기도 한 신기한 타이밍인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순간이에요.
“왔어, 디모?”
“헤헤. 다녀왔어.”
멀리 있는 물체는 작고 가까이 있는 물체는 크게 보이는 걸 원근법이라고 한대요. 그런데 리브는 그 작은 점이 순식간에 확 커지는 것처럼 거리를 좁히게 해줘요. 존재감이 선명해지고 또 커져요. 반짝, 하고 나타나는 게 얼마나 멋진지 본인만 모르더라고요.
그렇게 다가가서 나타나서 두 팔을 얍 벌렸어요. 제 행동에 리브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고요. 아이 참, 스킨십을 여전히 낯설어하는 친구라니까요. 그래도 제가 물끄러미 쳐다보고 기다리면 곧 못 이기는 척 오라고 끄덕여줘요. 그럼 저는 폴짝 달려가 껴안아버리고 마는 거예요. 이제는 서로 익숙해진, 약속과도 같은 모습이었죠.
품에 안기자 시야에 붉은색의 목도리가 보였어요. 꼭 히어로의 상징처럼요. 리브에게 무척이나 잘 어울리지만 리브의 것은 아니에요.
이제야 드디어 설명할 수 있게 되었네요. 제가 이방인 씨를 만나러 가게 된 배경을.
“너…… 정말 만나고 온 거야?”
어색하게 등을 토닥여주던 리브가 갑자기 고갤 숙여오며 한 말이었어요. 머리카락에서 냄새가 묻어났나 봐요. 리브의 얼굴은 한쪽을 검은 안대가 가리고 있어서 보이는 건 왼쪽 눈뿐인데 한쪽뿐인 빛 없는 회색 눈을 매섭게 뜨고 그가 저를 떨어트렸어요.
“그치만~ 리브가 말하던 것처럼 위험한 사람은 아니었는걸.”
“아무리 내가 그랬다고 해도 말이지.”
째려보는 시선도 그렇지만 털끝까지 뾰족하게 곤두서는 귀도 엄청 신경이 쓰여요. 이게 다 걱정하는 마음인 건 알지만요. 화난 걸까? 눈치가 보이고 마아요. 그래서 스을쩍 빳빳해진 귀 끝을 만지작거리며 마음을 풀어주려고 했는데요, 안 먹히더라고요. 정말 괜찮았던 거냐고 탈탈 털리기만 했어요.
리브의 놀란 마음도 이해는 해요. 스스로도 목도리를 받아와놓고 얼떨떨한 얼굴로 ‘내가 이걸 왜 받아온 거지?’ 라고 한참을 혼자 골몰했던 리브니까요.
그는 인간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혼혈이에요. 저는 몰랐어요. 이유를, 사건을. 모두가 쉬쉬하고 일부러 말하지 않으려 했대요. 이야기를 꺼내는 편이 상처가 될 것이다. 고통스러운 기억일 것이다. 리브를 지켜주려고 말이죠.
배려는 좋았지만, 때로는 그런 태도가 더 괴로웠다고 나중에 조심스럽게 들었어요. 안대도 그래서 한 거래요. 흉 자국을 보이고 다니면 겁을 주지 않을까, 차라리 가려버리면 사람들이 덜 신경 쓸까,
검은 천으로 가려진 눈 쪽은 말이죠. 지금은 더는 보이지 않아요. 리브의 눈은 원래도 빛이 꺼진 것처럼 생겼지만 잘 들여다보면 반질반질한 돌을 연상시키거든요. 갈고 닦기에 따라 또렷하고 날카로운 광택이 돌 듯이요.
하지만 오른쪽 눈은 꼭 깨진 바위처럼 더는 그런 광택도 돌지 않게 되었어요. 예전에 숲에 들어왔던 사냥꾼이 저지른 짓이라고 해요. 그 뒤로 리브는 날붙이고 인간도 좋아하지 않게 되었죠.
사실은 이런 걸 말하는 것조차 좋아하지 않는데 그것도 모르고 자꾸만 물어보다가 서로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었어요.
아, 이야기가 조금 샜네요. 지금은 화해해서 괜찮아요! 엄청나게 극적이고 멋진 화해를 했으니까요.
요점은 그래서 인간을 싫어하는 리브가 이방인 씨가 준 목도리를 덥석 받아왔다는 거예요. 그것도 그냥 받아온 것도 아니고…… 무려 인간이 묶어주는 걸 가만히 받고 있었다니까요? 혼자선 할 수 없는 귀여운 리본 매듭 목도리의 리브를 처음 보았을 땐 눈을 의심했어요. 혹시 가짜는 아닐까? 말했다가 또 한 번 따가운 째림을 받기도 했죠.
리브는 제가 몹시 좋아하는 친구예요. 또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라고 자신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목도리를 준 인간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신뢰 할만 했는지.
만나고 온 감상은 어땠냐고요? 그건, 제 이야기를 쭉 들어준 당신이라면 이미 알지 않을까요?
수인AU 챱챱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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