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3년
공부를 방해한다고 언니가 못마땅하게 보면 어쩌지? 그치만 여기 디저트, 꼭 소개해주고 싶었어! 어때, 맛있어?
또 이사? 당신 집으로? ……알았어.
우리, 실베니아로 가던 길에 만났던 거 기억해? 그 때 말이지, 난 솔직히 아카데미 같은 곳 왜 가는 걸까 이유도 모르고 무작정 움직이고 있었어.
다음에 또 초대해주면 좋겠다. 그 땐 어머니한테 줄 선물도 가져갈 거야. 어떤 걸 좋아할까? 으음~, 지금부터 고민할 것 같아.
1804년
어째서 좀 더 일찍 말해주지 않은 거야? 갑자기 아, 이번에 국군의 정식기사가 되었습니다. 하고 말하면 놀라잖아.
당신을 뒷배로 삼을 거니까, 그 때까지 기다려줘야 해.
누군가 내 행복을 빌어준다는 게 든든하다는 것도. 그러니까 나도 이곳에서 여전히 당신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는 뜻의 생일 선물이야.
으으~, 공부 싫어. 됐어. 역시 오늘은 기분이 아니니까 놀러나가야지!
내밀어진 손을 한참동안 물끄러미 응시했다. 깨달았을 때는 얼굴 위로 빗방울이 투둑, 떨어지고 있었다. ……빗방울이라면 빗방울이다. 마지막으로 운 기억이 언제였는지도 까마득한걸.
1805년
또 이렇게 한가득 받아버렸어. 기껏 용병 일로 번 돈을 여기에 다 써버리는 건 아니지? 나에게 빚을 주려는 속셈이라면, 아주 영리한 것 같지만. 아하하. 다시 만나러 올게. 당신을 보러.
두 사람은 이미 죽었어? 언제? ……흐음. …아니, 별로 아무렇지도 않아. 왜? 불효자라는 말이라도 하려고? 하하.
사람이 많은 곳은 여전히,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난 이제 괜찮아. 괜찮아질 만큼 더 강해졌어. 긴장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게 구경했다.
당신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806년
아무래도 신은 그녀가 게으름을 피우는 걸 용납할 수 없는 모양이다. 어서, 더 빨리, 그렇게 재촉해서 어디로 보내버리려고.
잘랐다. 가벼워졌다.
새어나간다. 아주 조금씩.
당신이 못마땅하게 여겨도 나는 제국군에 들어갈 거야. 이걸로 당신이 날 미워한다고 해도, ……괜찮아.
변했어? 아마도. ……그래도, 온기는 변하지 않았어.
감싸줄 것까지 없었는데. 내가 사일란이라서, 꺼리는 거 아니었어? 아무렇지도 않아? …… ……헤헤. 다행이다.
1807년
오랜만에 가보게 되었네, 서쪽. 그리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을까?
이걸로 휴식기 동안의 로그도 끝. 이후 2부로 이어집니다. 뚠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