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에 당겨져 당신의 품에 들어간다. 사과, 감사, 이름을 반복하는 목소리에 당신의 머리를 천천히 토닥여주었다. 따뜻한 숨결이 어깨에 닿고 있었다. 응, 나는 이걸로 충분하니까. 당신은 부디 목소리에서 슬픔이 가시길.
“루는 여전히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네. 그럼 내가 루의 옆에서 당신이 좀 더 자신을 갖도록, 괜찮다는 확신을 갖도록 몇 번이고 말해줄게. 당신은 언제나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추하거나 이기적이거나 유약하거나, 어쩔 수 없어도 괜찮아. 루에겐 장점도 가득하니까. 나지막이 말을 마치고 작게 한숨을 내쉰다. 당신의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버리고 만 탓이지. 조심스럽게 당신의 품에서 벗어나 눈을 마주친다.
무어라 말을 하면 좋을지 잠깐 입술을 달싹거리다 재차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있지, 루. 먼저 말해두는데…… 사람의 마음이 같을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어. 그러니까──, 루의 친애가 내가 느끼는 친애와 다를 수 있다는 거.”
곁에 있겠단 말은 달라지지 않아, 걱정하지 마. 사실 불안한 건 내 쪽이지만 태연한 척 읊조리고는 당신의 손을 잡아서 살며시 들었다. 언젠가 당신이 해주었듯 그 손가락 끝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이게 루의 친애고,”
이어서 손등에 쪽 소리를 냈다.
“이건 모겐스 경을 향한 경의고.”
열이 오르려는 뺨에 호흡을 한 번 들이마시고 당신의 눈을 의도적으로 피한 채 마지막으로 그 뺨에 닿았다 떨어졌다.
“……이건 내가 루를, 친구보다 더 많이 좋아한단 뜻이야.”
저질러버렸네.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친다. 당신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조금 무서워져 얼른 몸을 떨어트리고 똑바로 일어선다. 시선을 아래로 굴리고 두서없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오늘, 무사히 다녀오라는 기원이야. 조심히 다녀와, 루. 기다리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