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슬리 챠콜은 운다는 상태에 취약하다. 제가 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태임이 틀림없고 하물며 상대가 울면. 스스로도 이해 못하는데 남의 눈물을 이해할 수 있을 리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달래주어야 하나? 하지만 어떻게? 애초에 왜 우는 거지?? 내가 뭘 했어?
“에슬리, 내가 싫죠?”
“시, 싫을 리가 없잖아???”
어째서 거기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야. 바보 같은 사람. 애초에 정말로 싫었다면 먼저 말을 걸지도, 이런 영문을 알 수 없는 선문답에 어울려주지도, 무엇보다 당신 때문에 화를 내지도 않았을 거야. 아아,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발을 동동 굴리다 두 손을 뻗어 남자의 양 볼을 감싸 닦아주었다. 그녀 앞에서 꽤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표정은 정말로 생소해서, 제가 할 일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싫었으면 듣겠다는 말 같은 거 할 리가 없잖아. 한심하다고 했지 실망했다고는 안 했어. 당신이 그런 사람인 줄 내가 몰랐을까봐? 그러니까 내가 무서운 상상 같은 건 관두라고 했잖아, 정말! 당신이 나쁜 사람이라서 내가 싫다고 했어? 한심해서 실망했다고 했어? 그러니까 떠나겠다는 말도 한 마디도 꺼낸 적 없는데 뭘 멋대로 앞서나가고 있는 거야. 지, 진짜~……울지 마. 싫어하지 않아. 내가 울린 거야? 나 때문에 울어? 뭐, 뭔진 모르겠지만 미안하니까.”
그래도 전보다 나아진 게 있다면 키가 조금 큰 덕에, 눈앞의 남자도 묵직한 소리를 내던 굽을 신지 않은 덕에 뻗으면 닿을 거리라는 점일까. 저보다 큰 남자를 감싸는 건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에슬리는 필사적으로 그를 안고 토닥여주었다.
“그러니까 멋대로 내가 고통스러울 거라고 단정 짓지도 말고, 말해도 달라지지 않고 말하지 않아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당신이 좋을 대로 하면 그만이잖아. 하고 싶으면 들을 거고, 하고 싶지 않으면 안 물어볼 거라고. ……정말이지. 내, 내가 뭘 잘못해서 우는 거지?? 화내고 싶은 건 나였는데. 당신이 싫어서 괴롭힌 것 같잖아.”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이상해, 아주 이상해. 하지만 에슬리는 더 이상 복잡하게 생각하는 걸 관뒀다. 그래, 아무래도 내가 울린 모양이다.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