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케치 요아케 그 분은 꼭 마법처럼, 기적처럼, 신비롭게 제 눈앞에 나타나셨어요.성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본 적 없는 공주님은 두 손을 모은 채 여전히 꿈속에 잠긴 듯 눈을 감았어요.그리고 이제까지 제가 지낸 세계가 얼마나 상자 속이었는지를 가르쳐주셨죠.지금 눈앞에 있는 건 공주님을 마법처럼, 기적처럼, 환상의 세계로 데려가준 도둑 친구가 아니라 갑자기 사라진 공주님을 찾느라 혼비백산해 화가 났던 궁전 사람들인데 말이죠.뒤늦게 감았던 눈을 뜨고 화난 사람들을 본 공주님은 몇 번이고 빼꼼빼곰 고개를 숙여가며 다시는 말도 없이 나가지 않겠다고 사과를 해야 했어요.그녀의 멋진 도둑 친구가 그 광경을 보았다면 “세이라, 또 별 거 아닌 일로 사과하고 있지 않아?” 하고 고개를 들게 해주었겠죠.방으로 돌아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