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르덴 루미얀체프 더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누그러진 반응이 돌아왔다. 대신에 들려온 건 어렴풋하던 중얼거림. 혹시 연구 때려 치라고 하면 어쩌지? 묶어놓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걸 보면 그러진 않을 텐데. 혼자 걱정하며 신랄한 말이 돌아올 줄 알고 잔뜩 긴장했던 어깨가 조마조마하게 내려간다.“새로 만든 연고네. 조금은 더 빠르게 들었으면 좋겠군.”그렇게 방심하고 있던 찰나에 그악스러운 손아귀가 제 팔을 꽉 붙잡아 당겼다. 으어어, 불시에 균형을 잃고 이끌려가자 상처 난 곳 위로 뻑뻑한 연고가 발린다. 이왕 해줄 거면 좀 살살 해주지. 말해도 소용없을 걸 아는 투덜거림과 함께 억센 손에 연고가 발리는 걸 물끄러미 쳐다보며 재잘거렸다. 이번 건 무슨 성분이 들어갔어? 이거 바르면 상처가 금방 나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