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 일크누르 모겐스 “내게 먼저 다정했던 건 당신인걸.”나는 그저 받은 것을 되돌릴 뿐이야.발자국은 나란히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그것도 좋지만, 나는 당신의 바로 앞에 마주 서 새 발자국을 남겼다. 그리고는 당신의 머리색처럼 어딘지 뿌옇게 흐릿한 미소를 바라보며 먼저 손을 뻗었다. 손바닥에 와 닿는 것은 변함없는 온기. 지금은 내 쪽이 조금 더 체온 높을까? 바깥을 걸은 탓인지 살짝 뻣뻣해진 손가락을 꼭 감싸 쥐고는 까만 눈동자 안에 당신의 표정을 담는다.당신의 머릿속에 어떤 지독한 태풍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걸까.“내가 경멸하거나 두려워할까봐 무서워?”내가 당신의 말을 듣고 곁을 떠날까봐 두려워? 느릿하게 질문을 던진다. 표정을 읽어본다.그렇다면 루, 나는 곁을 떠나지 않아. 떠날 걸 걱정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