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 피치럼블 73

002) 09.18. 출사표

ㅡ개인 로그 더보기 뭔진 몰라도 멋진 말이 곁들어진 수리 박사의 오리엔테이션이 지나고 삼삼오오 화담을 나누는 친목의 장이 열렸을 때, 수다쟁이 능란도 어디에나 빠지지 않고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거 꼭 학교에 다녔던 시절이 떠오르는걸. 거의 한 반 규모의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오랜만에 자기소개 같은 것도 하고 있자니 다들 차림새만큼이나 다양한 출신지를 선보였다. 가라르의 엔진시티, 신오의 장막시티, 팔데아 베이크마을에 관동지방 갈색시티까지. 다들 참 멀리서도 와주었다. 그만큼 각자의 기대가 걸려 있단 뜻이렷다. 그야말로 동네 마실 나오듯 손가방 하나 달랑 들고 걸어온 능란과는 출발점부터 달랐다. 실제로도 정말 다르다.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장거리 이동의 끝에는 는개마을부터 차도 탔겠지. 이 몸은 집합 ..

001) 09.17. 안녕, 머나먼 지루

ㅡ라한 귀하 더보기 방년 20세, 능란의 하루는 규칙적이면서도 변칙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침이면 전날 가족 여섯이 정한 방식대로 오픈 당번을 뽑았고, 대개 8할이 란의 차지가 되어 그러면 별 수 없이 늘봄까지 달렸다. 쌀을 씻고 전날 준비한 죽통을 늘어놓고 물을 채우고 식탁을 닦고…… 순식간에 8시 알람이 울리면 미리 죽통밥 2개에 불을 올린다. 하루도 빠짐없이 8시 10분에 방문하여 영양죽통밥 2개를 포장해가는 손님을 위해서다. 그를 보내고 나면 하루가 시작된 실감을 느꼈다. 이 뒤에는 거진 배달 때문에 가게에 붙어 있지 않는 정신없는 시간이다. 하루에 12번도 더 가는 가온시티와 는개마을부터 전화가 걸려 오면 죽통밥을 20개쯤 짊어지고 달려야 하는 하랑마을까지, 드물게 나린마을이라도 걸리면 농땡이..

포켓몬스터 : 피치럼블 :: 능란

“4대째명가원조할머니손맛 연잎버터죽통밥 4인 시키신 분?” “맛있는 밥 한 그릇에 오고 가는 정 하나. 우리네 인생이란 거지.” 캐치 프레이즈 : 방방곡곡(坊坊曲曲) 딜리버리 걸 ▷ 도화만란(桃花萬爛) 이미지 컬러: #FF8282 외관 : 늘씬하게 쭉 뻗은 키와 곧은 팔다리, 각선미가 돋보이는 차이나드레스에 발을 부드럽게 감싸는 비단신을 신고 산이든 들이든 겅충겅충 잘만 다닌다. 박하 맛 치약을 짠 것만 같은 옥색 섞인 백발은 늘 만두 두 개를 엎어놓은 듯 동그랗게 올려 땋아두었고 언제나 반만 뜬 눈은 속눈썹 아래로 개구쟁이 같은 복숭아색 눈동자를 감추고 있다. 대체로 나른한 표정과 느긋한 말투를 탑재한 채로 어디든 불쑥 잘 나타나는 편. 오른쪽 손목의 옥팔찌에는 얼터스톤이 걸려 있다. 돌에는 잘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