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자베스 다정한 온도, ───동경하던 빛은 어떤 색으로 반짝였을까.말없는 풀, 뿌리내린 나무, 늘 그 자리에 있는 것, 피고 지고 생을 반복하는 것, 인간의 잣대로는 가늠할 수 없는 저마다의 시간을, 삶을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존재들. 아이가 사랑하던 세계.한없이 따사롭고 안온한 곳, 영원이란 멀리 있는 이름이 아니다. 사철의 변화가 없는 마을과 태어나서 지금까지 머문 화원은 자체로 영원한 것만 같았다. 그곳에 머물 수도 있었다. 고이려는 것이 아니다. 그 땅에서 이루어지는 순환의 일부가 되어도 좋았다. 그럼에도 뛰쳐나온 건 스스로의 선택이었다.모든 선택에 커다란 의미가 있지는 않다. 갈림길에서 방향을 정하고 발을 내밀기까지 대단한 결심 같은 건 없어도 좋았다. 사소한 계기, 한 번 움직일 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