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 바스락하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것만 같았어요. 셔츠 끝이 구겨지고, 주름 잡힌 자락을 어깨부터 벗겨 내리던 손이 그 소리를 의식하듯 또 잠시간 멈추더라고요. 이러고 1, 2, 3…… 기다리면. 하아, 한숨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말해오겠죠.“디디, 정말로 괜찮아요?”이러다 하루가 꼬박 다 지나버리겠어요. 벌써 몇 번째인지. 덕분에 긴장이 풀린 건 다행이었지만요. 키티는 알까요? 당신의 이런 태도가 오히려 저를 더 물러나지 못하게 한다는 걸요.살짝 고개를 들자 긴장한 얼굴이 보였어요. 긴장한 것 같기도 하고 어딘가 결연한 것 같기도 하고, 사실은 그런 척만 하고 눈동자 너머로는 여전히 번뇌가 오가고 망설임이 소용돌이 치고 있진 않은가요. 당신은 어느 때든 머뭇거리는 법이 없는 줄 알았는데 하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