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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훈련 No.6 응급처치

1챕 개인로그 더보기 시야: 응급키트 “훈련실 입장과 동시에 환각 가스가 살포되며 끔찍한 환상통이 느껴집니다. 이내 회복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인지 침식률이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환시로 생긴 상처를 확인하고, 빠르게 처치하십시오.” -통증 부위 랜덤, 제한 시간 5분- 공교로운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라리사 소워비는 괴이화의 컨트롤이 썩 훌륭하지 않으며, 거기에 더해 자신의 독이 주는 통증 외에는 고통이라는 것에 익숙하지도 않았다. 그야 바로 6개월 전까지만 해도 격리 시설에 있다는 것을 빼고는 민간인에 불과했던 이가 고통에 익숙할 일이 뭐 있었겠는가.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때 아닌 돌발 상황이 발생한 배경을 알리기 위함이다. 다시 한 번 상황을 정리하자면 환각 가스가 살포됨과 동시에 해당 훈련생은 끔찍..

5) 우리는 모두 죽음의 순간을 생각한다.

For. 라오사 초이 더보기 “너는 어떻게 죽을 거지.” 검은 시선이 쌀쌀맞게 떨어졌다. 떨어지는 시선을 좇아 의식이 구렁으로 굴러떨어진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모두 비슷한 생각을 하고 산다. 모두, 우리 캐리어들은. 어떻게 죽을지를 고민해야 했다. 「사람으로 죽을지, 오드로 죽을지.」 미카엘라 데어와 나누었던 대화가 머리를 스쳤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사람으로 죽고 싶어.」 대답했다. 죽을 때까지 나로 있고 싶어. 오드가 되어버렸다가는 내가 아니잖아. 그럼 지금도 사람일까? 「우리는 경계선상에 있는 거지. 어느 관점에서 보냐에 따라 오드가 되고, 인간이 되는 것처럼.」 마누카 롤스턴은 그렇게 말했다. 침식, 동화. 시소처럼 저울처럼 이쪽저쪽으로 움직이는 걸음걸이, 이도 저도 아닌..

04) 훈련 No.5 무아

1챕 개인로그 더보기 시야: 홀로그램 크리처(대형) “페어도, 동료도 모두 쓰러졌습니다. 현재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괴이화의 리미트를 해제하여 스스로 침식률을 높이십시오.” (훈련 종료 후 모든 캐리어는 연구소로 이송되어 혈청 투여 및 안정 절차를 밟습니다.) 【라리사 소워비 훈련생, 훈련을 시작합니다.】 【현재 침식률 22%…… 2단계.】 대체로 이 정도 선이었다. 경고 레벨의 직전. 훈련소에 오기 전에도 검사를 받으면 2단계를 웃돌았다. 조금 더 안정시킬 수는 없어? 듣는다고 마음처럼 안 됐다. ──들을 의지는 있는 거냐고. 이 말은 누가 했더라. 라리사는 늘 불안정했다. 머물던 시설이 인력 부족을 구실로 침식률을 방치하기 일쑤여서 5단계까지는 혈청을 주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다 머리카..

03) 훈련 No.4 선택

1챕 개인로그 더보기 시야: 홀로그램 크리처(중형), 민간인 안드로이드 “사방에 의식이 없는 민간인이 쓰러져 있습니다. 중형 오드가 기물을 부수며 다가옵니다. 본인의 판단에 따라 크리처 처리와 민간인 구조 중 하나를 이행하십시오.” -훈련 목표: 크리처 처치/민간인 구조. 어제는 뭐였더라. 아, 그래. ‘협동’. 처음으로 짝을 짜서 대인전을 했던 바로 다음날이었다. 페어가 부상을 입었을 때, ‘협동’해서 오드를 해치워라. 그 때는 어떻게 했더라. 우뚝 서서 고민했다. 안드로이드는 그에게 지시를 내려주지 않았다. 실제 이뮤니터였다면 말해주었을 텐데. ‘리리라면…… 날 보호해, 하고 말했을까. 챠챠는? 싸울 수 있다고. 킬러는……’ 무슨 지시를 내려줄까. 동료 이뮤니터의 얼굴들을 하나하나 넘기며 상상한다. ..

2) 훈련 No.2 근성

1챕터 개인로그 더보기 시야: 홀로그램 크리처(중형), 훈련실 입장 전 선택한 무기 “이뮤니터는 보이지 않으며, 이 이상의 괴이화 사용은 위험합니다. 지원이 도착할 때까지 오로지 무기를 이용해 크리처 오드에게 대응하십시오.” 현재 상태: 침식률 8단계 -훈련시간 30분, 괴이화 사용 시 미션 실패- “질문이 있어.” ──너라면, 어떻게 할래? 오늘의 훈련 주제는 ‘근성’, 주제도 내용도 대단히 명쾌하고 직관적이다. 어디까지 이 육체로 버틸 수 있는가. 네 끈기와 정성을 바쳐라. 끈질기게 살아남아라. 거기서 다른 맥락을 읽어낸 건 생각이 이상한 방향으로 튀어서인가. 1회차. 훈련지를 받자마자 아무 생각 없이 입실했다. 무기를 고르라 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 그야 캐리어의 무기는 이 몸이잖아. 그러나 안일했..

1) 훈련 No.1 응용

1챕터 개인로그 더보기 시야: 홀로그램 크리쳐 (소형), 민간인 안드로이드 “민간인을 향해 소형 오드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크리쳐를 처리하거나 민간인을 보호하세요.” -안드로이드 30% 이상 파손 시 미션 실패- 훈련실에 입장해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한다. 움직임을 따라 머리카락이 위아래로 율동했다. 사위가 어두워지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은 민간인을 향해 오드가 접근하는 모습이다. 조명이 꺼지기 전에는 분명 안드로이드와 홀로그램이었는데 훈련실의 기계가 작동하면서 어느새 혼비백산한 민간인의 비명과 멈춘 자동차와 무너지는 건물, 리얼한 재난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게이트 오픈 당시의 풍경과 닮았다. PTSD라도 오면 어떡하냐고 누군가는 투덜거릴까. 그런 정신으로 군인은 할 수 없다는 일갈이 떨어질지도 ..

13) 입맞춤을 참지 마세요

For.주노 더보기 문득 고개를 갸우뚱, 저도 모르게 기울인 것은 저녁 준비를 하는 주노의 옆에서 그릇을 옮기다가 주노가 이쪽을 돌아보는 순간 버릇처럼 쪽, 뽀뽀를 했다. 1초도 안 되는 찰나였다. 마침 가까이 있어서 닿을 것 같아서 하고 싶어서, 스치듯 톡 닿았다 떨어져서는 마저 그릇을 옮겼다. 식기를 두고 수저를 놓고 테이블보를 가지런히 하고 음식을 옮긴다. 그러다가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불현 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잦지 않나? 자신이 이렇게 뽀뽀하고 지나갈 때마다 주노의 표정이 어땠는지, 귀끝은 어땠는지 잠시 잊어버리고 든 걱정이었다. 왜, 있지 않은가. 아무렇지 않게 해오던 것에 갑자기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괜한 걱정이 솟고 할 때가. 그래서──…… 너무 자주 하고 있진 않나? 왜,..

with.주노 2022.08.13

𝐓𝐇𝐄 𝐂𝐔𝐑𝐄 : 존재의 증명 :: 라리사 소워비 - 2 Chap.

“오늘도 다치면…… ‘그거’할 거야.” 캐치프레이즈 경계선상의 부유자 외관 흔히 페일블루라고 불리는 흐릿한 푸른색의 머리카락, 기장은 늘 줄어들지도 늘어나지도 않고 엉덩이까지 흘러내리는 길이다. 목덜미에서 층을 낸 단발 끝을 리본과 함께 땋아서 두 가닥의 리본이 머리카락과 함께 흔들리는데, 꾸미기 목적이라고. 구불거리는 머리카락 안쪽으로 숨겨진 리본의 색은 기분따라 그날그날 바뀐다. 후천적 오드아이로 오른쪽 눈은 자주색, 왼쪽 눈은 남청색을 띤다. 전반적으로 창백하고 희뿌연 인상으로 상대의 말을 듣는지 안 듣는지 멍하게 지내기 일쑤지만 그래도 웃거나 울거나 표정이 바뀐다. 헤나 취미가 생겨서 발목이나 손목, 쇄골 아래나 배 등 기분에 따라 꽃문양을 그린다. 오른손목에는 페어와 맞춘 팔찌가 채워져 있다. ..

𝐓𝐇𝐄 𝐂𝐔𝐑𝐄 : 존재의 증명 :: 라리사 소워비 - 1 Chap.

외관 @Chovy님 커미션 빛이 들지 않는 심해가 연상되는 흐릿하고 어두운 푸른 머리카락. 흔히 페일블루라 불리는 색으로 두 가닥, 정돈되지 않는 뻗친 가닥이 가르마를 타고 흔들린다. 끝이 웨이브진 머리카락은 목덜미 쪽에서 층을 내고도 엉덩이 부근까지 흘러내린다. 후천적 오드아이로 오른쪽 눈은 자주색, 왼쪽 눈은 남청색을 띤다. 표정은 대체로 멍한 편. 전반적으로 창백하고 희뿌연 인상으로 캐리어 중에서 신체능력으로 승부를 보는 편은 아니나 유연함만은 특출하다. 여유시간이면 물속에 자주 잠겨 있는 탓인지 만져보면 피부가 서늘하고 축축한 편. 훈련복은 허리까지 연장한 하이웨스트의 몸에 착 붙는 바지를 제외하고 규정대로 입고 있다. 이름 라리사 소워비 / Larissa sowerbii 나이 / 생년월일 24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