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 루 모겐스 재미난 꿈을 꾸었다. 만난 적 있을 리 없는 제 어린 시절과 그의 어린 시절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풍경이라는 아주 재미난 꿈. 꿈이어서 그런 걸까, 있을 수 없는 일을 재현해두어서 그런 걸까.한 가운데 우뚝 선 높은 전나무, 전나무를 가운데 두고 해와 달이 동시에 빛나던 하늘, 반짝반짝하게 내리던 눈은 만져도 녹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게 여러모로 지나치게 인조적이었지만 썩 나쁘지 않았다. 이제껏 겪은 수많은 이상한 일들에 비하면 한참 즐겁지.남의 심부름꾼 노릇을 하는 건 별로 즐겁지 않았지만 커다란 전나무를 트리로 바꿔나가는 일은 즐거워서 의욕을 보였다. 아무것도 장식되지 않은 심심한 나무에 흰색과 빨강색이 엿가락처럼 얽혀서 지팡이 모양으로 굳은 캔디케인, 빨강, 파랑, 금색, 은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