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나즈키 마요이 봄이 오고 있었다. 어느새 눈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졌고 대신 땅이 부드러워지며 그 위로 새순이 올랐다. 곧 목도리도 필요 없는 계절이 되겠지. 또 한 발 늦고 만다. 느린 손을 탓하며 세이라는 부지런히 목도리를 짰다. 진도가 느린 이유는 달리 더 있을지도 몰랐다. 쫓아가지 못하는 건 손만이 아니라 마음도 마찬가지였다.언제나 그랬다. 초등부 시절부터 늘 앞서 나가는 선명한 붉은 머리, 그에 비해 한참 느린 자신. 완벽해질 거야. 최고의 자리에 올라야지. 빠른 발보다도 더 높은 곳을 향하는 눈. 그 눈이 닿는 곳을 따라 응시해보기도 했지만 제겐 너무나 눈부시기만 했다. 바로 보지 못할 만큼.저는 너무 높아서 무서울 것 같아요. 혼자서 외로울 것 같아요. 마요이는 그렇지 않은가요?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