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 모겐스 가령 눈이 마주쳤을 때, 혹은 손끝이 닿았을 때, 동시에 입을 열 때, 이제까지는 아무렇지 않았던 순간이 자리를 잘못 찾은 퍼즐처럼 호흡을 엇나가게 만든다. 어째서일까. 온화한 실내 공기 속에 요정이 몰래 간질간질해지는 가루라도 뿌린 듯 숨을 쉬는 것조차 어색해져 심장이 갑갑해져버리는 건.──아니, 심장이 갑갑한 건 어색해서가 아냐.‘으……, 물끄럼 쳐다보고 있어.’언제부터일까. 그의 시선 속에서 다정함이나 부드러움만이 아니라 애정이라는 이름의 다른 색을 찾게 된 건.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렸다. 그러자 에슬리. 옷자락을 당기며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마지못해 시선을 제자리로 되돌렸다. 돌아보면 여전히 그녀를 담은 눈동자에, 이상하기도 하지. 사람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