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 모겐스 쿠션을 껴안은 채 책장을 넘긴다. 이 집에는 수많은 책들이 있었지만 그녀가 읽을 수 있는 건 그 중에서도 몇 권 되지 않아,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직접 가져온 가벼운 풍의 소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영 내용에 집중이 되지 않아 팔랑팔랑 넘어가는 책장과 달리 머릿속은 다른 생각이 퐁퐁 굴러갔다. 약초밭에 물은 줬고, 저녁은 뭘 만들까. 두 사람은 언제쯤 돌아온다고 했더라. 귀찮은데 나가서 먹고 들어올까. 아~…, ……심심해.그 때였다. 느긋한 발소리가 들려온 것은. 반사적으로 책을 덮고 귀를 쫑긋 세운다. 발소리가 계단을 올라 점점 문으로 가까워지는 동안 에슬리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문고리에 집중했다. 달칵, 하고 문이 열리자 기다리던 얼굴이 나타났다.다녀왔어, 루? 들뜬 목소리를 숨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