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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1.24. 캠핑은 즐겁지만 위기는 즐겁지 않아!

더보기 자귀마을 의뢰 1:: 캠핑은 즐거워! 17-1) “뭐? 캠핑에 필요한 장비들을 더 구매하고 싶다고? 너 정말 캠핑에 진심인 멋진 트레이너구나!” 파피루스의 신이 난 목소리에 에셸은 얌전히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그 반대 이유다. “저 정도의 마음으로는 모험과 캠핑을 즐긴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왔답니다. 파피루스 님. 도와주시겠어요?” 자귀마을을 넘으면 곧장 서리산맥으로 들어가게 된다. 혜성시티가 나올 때까지 길게 이어지는 캄캄한 동굴은 무척이나 춥고 위험하며 아무런 방비 없이 다니기엔 무모한 곳이었다. 그걸 알면서도 에셸은 이 날, 이 때까지 대비하지 않았다. 이유를 말하자면 ──그것은 너무나 큰 짐이 되기 때문에. 둔치시티의 공주님, 달링의 아가씨에서 벗어나겠다고 나와 놓고 부끄러운 일이 ..

16) 01.22. 메이킹 타르트

더보기 북새마을 의뢰::뭐든지 잘 먹는 아이 “오늘 제가 여러분을 모은 이유는.” 어느 볕이 좋은 한낮, 나른한 주말 오후다. 이디스와 린, 그리고 피칸을 대동한 에셸은 두 손을 허리에 올린 채 부드럽지만 힘 있는 어조로 말했다. “오늘이 타르트 데이이기 때문이에요. 와아~” “와아아~” 천진난만한 피칸의 목소리를 따라 한 번 더 방긋, 입꼬리를 올린다. 오늘은 고대하고 고대하던 타르트 데이였다. 언제였더라. 벌써 일주일도 훌쩍 지난 일이다. 누림 과수원의 수확을 도우며 그곳에서 얻은 과사열매를 가지고 캠프 분들에게 타르트를 만들어보잔 계획이 나왔다. 그 때 수확한 열매는 제법 오랫동안 여관 냉장고를 차지했는데 오늘에서야 드디어 수확된 열매로서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이디스는 이 날을 위해 초청된 선생님..

15) 01.22. 요씽리스 포획 작전

with.비비 더보기 북새마을 의뢰::요씽리스 해결 비비와 함께 요씽리스를 해결하기로 한 날, 체육관 도전까지 마치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 되어 에셸은 저글링과 함께 커다란 봇짐을 지고 왔다. 약속한 자연공원 앞에서 기다리던 비비의 눈이 커진다. 그게 뭐예요? 질문에 에셸은 저글링이 맨 바구니를 내려놓고 보였다. 안에는 열매가 가득했다. 이렇게 많은 열매를 다 어디서? 묻기 전에 선수를 쳐 에셸이 입을 연다. "누림 과수원에서 파과를 얻어왔어요. 이 아이들이 마을까지 오는 건 아마도…… 갑작스럽게 대량 발생해버린 탓에 자기들끼리 먹을 게 부족한 탓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자연공원 앞에는 이미 나뭇잎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풍족한 수원으로 인해 무럭무럭 자란 나무에게서 얻어낸 잎사귀는 그것만으로도 다른 ..

14) 01.22. 가장 밝은 빛

위키링과 친밀도 로그 더보기 시합이 끝나고 몇 시간이 지나도록 복슝열매처럼 달아오른 뺨이 가라앉지 않았어요. 정말 큰일이죠. 이 열을 어쩌면 좋지, 하고 몬스터볼이 담긴 가방을 꼭 안은 채 그래서 하염없이 걸었답니다. 모두가 잠든 야심한 밤의 들판은 고요하고 바람이 지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어요. 협곡에서부터 부는 차가운 바람이 들판의 풀들을 눕히며 지나갈 때면 사사삭하고 잎사귀 부벼지는 소리와 흔들흔들하게 휘어지는 갈대의 풍경 덕에 어쩌면 루가루암들이 달리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더랍니다. 한참을 긴 호흡과 함께 걷고 나서야 진정이 되었어요. 마침 적당한 곳을 발견해 벤치에 앉아 다리를 쭉 폈죠. 하늘은 새까맣고 맑고 서늘해서, 아까의 체육관에서의 열기가 전부 거짓말만 같았어요. 그..

13) 01.21. 북새 체육관 진입

더보기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심각하게 경찰청의 수상한 부분이나 지역 간의 격차, 심상치 않은 포켓몬의 움직임 따위로 팍팍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오늘은 그새 서로 맡은 바 역할을 바꾸어 서게 되었다. 세상엔 하나의 일도 하기가 힘들다는데 라이지방의 관장님은 모두 초인인 걸까? 어머니이자 여관의 사장님이자 레인저이면서 보안관이고 체육관 관장까지 하고 있는 헤이즐은 그럼에도 얼굴 한 번 찌푸리는 일이 없었다. 존경스러울 뿐이다. 어느덧 해가 저물었다고 하는데도 다가가기도 전에 녹아버릴 것 같은 체육관의 열기를 느끼며 에셸은 마지막으로 제 포켓몬들의 표정을 한 번씩 살펴보았다. “그럼 한 번 더 설명할게요. 오늘 우리는 북새체육관에 도전하러 갑니다.” 상대할 관장님은 미세스 볼케이노. 멋진 이름이라 반해버..

12) 01.21. 봄바람의 피크닉

For.주노 더보기 「왠지 매일이 떨려요. 이상하죠, 바보같이.」 바보 같을 리가 없었다. 바로 여기, 그와 함께 언덕을 오르는 에셸의 기분이 바로 같았으니. 에셸은 그 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발되었을까, 당연한 의문을 캠프의 주최자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가 웃으며 답하기를 “여행이나 포켓몬과의 생활에 경험이 없는 사람”을 우선해서 뽑았다고 했다. 첫 여행, 첫 모험, 얼마나 설레는 울림인가.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으면서 동시에 처음이란 오로지 한 번뿐이다. 그 소중한 기회를 우리는 같은 날 쓰게 되었다. 처음(初め)이면서 동시에 시작(始め)하는 이 자리, 같은 출발점에 있었다. 나이도 출신지도 배경도 다른 32명의 캠프 멤버는 그래서인지, 능숙한 이든 서툰 이든..

11) 01.18. 3주차 리포트

더보기 3주차 리포트 처음 만나는 이야기 “고스트 타입의 야생 포켓몬이 사람을 지켜주는 사례는 굉장히 드물기도 하고…… 가능하면 데이터로 얻어가고 싶습니다.” 드문가요? 도감에는 그렇다고 하지만, 제가 아는 고스트 타입은 이 아이가 유일해서요. 불켜미를 무릎에 앉히고 에셸은 조금 긴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이야기에는 차가 빠질 수 없지. 오늘은 달콤한 밀크를 듬뿍 넣은 아쌈. 위키링이 좋아하는 것이다. “어느 유년 시절의 기억이에요.” 몇 살이더라. 7살보단 많고 10살보단 어린 언젠가. 비가 아주아주 많이 내리고 천둥번개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던 궂은 밤, 공교롭게도 저택에는 에셸 혼자였다. 나중에서야 들은 바로는 그 날은 태풍이 몰아쳐 마을 전체가 난리였다고 한다. 가족은 태풍으로 항구에 묶인..

10) 01.16 2주차 리포트

더보기 ▶ ▶ ▶ 리포트를 작성 중입니다. 헤이즐의 여관은 대단히 훌륭했다. 대도시의 호텔 등과는 애초에 분류가 다르니 비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손님을 편안히 머물게 한다.」는 지점에서 방은 깨끗했고 이불과 시트는 청결하며 푹신푹신했으며 무엇보다 매일매일 투숙객이 바뀌는 여관일 텐데도 불구하고 방이 어색하지 않았다. 자신의 방인 듯한 편안함에 에셸은 감탄하며 테이블에 노트북을 올렸다. 마이아는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또 바깥에서 냄새를 빼고 있는 걸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는데. 하지만 아무리 편해도 이곳은 빌린 방이고, 아무거나 입에 넣는 어린아이도 있는 만큼 주의하는 편이 좋을지도 몰랐다. “마이아 씨가 돌아오면 마들렌은 좋아하는지 물어볼까요?” 누군가와 함께 방을 쓰는 건 처음이었..

09) 01.14. 누림 체육관 입장

더보기 《체육관의 문이 도전자를 위해 열립니다.》 도전자──라는 울림에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이 길을 걸어가는 순간만큼은 나이도 지위도 모든 것을 막론하고 모두 동등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단어라고 생각했답니다. 앞서 먼저 걸어간 분, 제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분, 이미 도전을 마친 분과 도전을 고민하는 분, 관중석에 앉은 분, 체육관을 방문하지 않은 분, 어느 것이든 자신의 선택이에요. 하지만 가능하다면, 욕심을 부린다면…… 어느 자리에 있든 모두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회란 생각보다 여러 번 오지 않으니까요. 캠프에 참여하고 나서야 이제까지 지나간 수많은 기회들을 곱씹게 되었답니다. 그 때 시작했더라면, 그 때 도전했더라면 그 때 기회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물론, 막상 되돌아간..

08) 01.14. 과사열매 수집기

더보기 의뢰::과수원 도우미 “주말에 납품하기로 한 과사열매들 중 일부가 상해버렸네요. 기한까지 상한 열매를 충당하기에는 일손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만…… 혹시 손을 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카페 ‘허브티’의 주인이면서 누림체육관의 관장, 이에 더해 누림 과수원의 관리인까지 맡고 있다니 벤더는 사실 몸이 3개이거나 세쌍둥이기라도 한 걸까? 들어본 적 있었다. 어딘가의 지방은 세쌍둥이가 함께 관장을 맡고 있다고. 물론 벤더가 한 사람뿐인 건 에셸도 잘 아는 일이었지만. “어떻게 슈퍼맨처럼 그 일을 다 해내시는 걸까요.” 이미 한 번 그 답을 듣기야 했다. 손님으로서 그의 카페에 찾아갔을 적의 일이다. 그가 손수 내려주는 차를 마시며 두코를 무릎에 올려놓고 있자니 인자한 미소와 함께 그는 공들여 기른 수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