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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8-049. 오늘의 포켓몬 & 친구 1월 27일

첫 번째, 타격귀철시드~ 철시드~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테이를 안고 이동했어요. 테리는 바깥이 추운지 볼밖에 나올 생각을 안 하는데 테이는 추워도 바깥이 더 궁금하고 흥미로운가봐요. 그래서 꼬옥 품안에 넣은 채 돌아다니고 있었어요.그러다 꿀통을 열자 역시나 포켓몬들이 솔솔 모이지 않겠어요? 저는 혹시나 철시드가 있을까 하고 모인 친구들을 돌아보았는데, 쪼끔 아쉽게 철시드는 없었지만 정말 가지각색의 친구들이 모였더라고요. 우와. 신오에선 좀처럼 못 보던 친구들이 많아서 신기했어요.그 중에 타격귀란 친구는 마침 율리야 씨가 보고 싶어 하던 친구지 뭐예요. 그래서 혹시 우리랑 같이 가줄까 하고 말을 걸었더니 타격귀는 예의바르게 인사부터 하고 꿀을 받아가도 되는지 물어봤어요.테이 잘 봐. 저게 아주 멋진 태..

047. 오늘의 일기 1월 27일

첫 번째, 테토의 일기 테토는 태어나면서부터 먹보 루리리였습니다. 아주 잘 먹었고 먹을 때마다 동그란 꼬리가 쑥쑥 커져갔습니다. 다른 루리리들은 그런 테토에게 꼬리가 무거워지면 뜰 수 없다고, 헤엄도 마음대로 치지 못할 거라고 걱정을 했지만 테토는 ‘세상에 이렇게 맛좋은 걸 두고 어떻게 아낄 수 있지?’ 생각을 했어요.그러던 어느 날입니다. 테토에게 세상에서 무엇보다 맛있는 것이 찾아온 것은. 그것은, 꿀!“나랑 같이 갈래? 그럼 앞으로도 꿀을 잔뜩 먹게 해줄게.”테토는 그만 무리에서 졸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응, 이 꿀만 있으면 나는 앞으로 이 세상을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어. 테토는 제 발로 몬스터볼에 들어왔어요.그런데 현실은 순진하고 어린 루리리의 생각보다도 각박했습니다. 꿀은 넉넉하지 않았고 새..

046. 오늘의 친구 1월 27일

: 와이 046. 오늘의 친구 1월 27일 당신에게 돌아갈 곳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당신에게도 있을까? 언젠가 길고 긴 여행길의 중간에 쉬고 싶어졌을 때, 그저 길 위 어느 곳이나가 아니라 ‘그곳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마음에 떠올릴 곳이, 있을까?“아빠는 말이지. 엄마에게 이 집이 그런 곳이길 바라고 있단다.”그러니까 괜찮아. 엄마가 아무리 멀리 나가 있어도, 오래 떨어져 있어도, 결국은 이곳으로 돌아올 테니까.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이 더욱 소중해졌다. 이곳은 우리의 보금자리, 우리가 가장 안심하고 쉴 수 있는 곳. 언제든 변함없이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 내 편. 나의 일부가 뿌리내리고 있는 자리. 의미를 부여해 땅에 심었다. 소중히 키웠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든든해졌다.알..

045. 오늘의 어드바이스 1월 27일

045. 오늘의 어드바이스 1월 27일 마릴리로 진화해서 조금은 차분해졌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닌 거예요, 이 녀석은!“테토. 또 꿀을 다 먹어버렸지!”제가 화를 내자 테토는 ‘우웅, 테토 그런 거 몰라.’ 하고 몸을 베베 꼬면서 시치미를 뚝 뗐어요. 모르긴 뭘 몰라! 입이랑 손이랑 덕지덕지 황금색으로 칠해놓고. 네가 우로크야!?후다닥 도망가는 테토와 안절부절 못하는 테루테루, 그 옆에서 ‘디모넵이 애를 잘못 키웠어요. 그러게 제가 오냐오냐 받아주면 안 된댔잖아요.’ 하고 부채질이나 하는 테리까지. 난장판이었어요.그 사이에서 테이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눈치나 보고 있고 말이죠. 저는 아직 갓 태어난 테이를 영차 품에 안아들고 하는 수 없이 몰랑 씨를 찾아갔어요.“우우…… 그래서, 꿀을 ..

044. 오늘의 친구 1월 26일

For. 올리브 044. 오늘의 친구 1월 26일 “미리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사과할 사람은 누구고 사과 받을 사람은 누구였을까. 무엇을 사과해야 했을까. 상처 입히고 싶은 게 아니었다, 결코.때를 놓친 후회였다. 결과적으로 오랜 상처를 건드리고 말았다. 단단하게 묶인 안대 너머를 열어보지도 않고 안을 헤집었다. 아프게 했다. 어떠한 자격도 권리도 없이 주제넘게.“올리브 씨가 사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디모넵은 오늘 일을 결코 잊지 않기로 한다. ◇ 12월 27일, 캠프를 시작한 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 모였다. 하나같이 강한 개성의 소유자였다. 그 사이에서 아, 저기엔 닿아서 안 돼. 미리부터 기억해둔 것이 있다면 검은 안대다.상처는 단순한 상처로 지나지 않는다. 다치게 된 과정이 있고 낫기..

043. 오늘의 알!! 5/5 1월 27일

043. 오늘의 알!! 5/5 1월 27일 둥그런 알의 표면이 푸릇푸릇하게 뒤덮였다. 껍질에서 풍기던 풀냄새가 겨우 냄새에 지난 게 아니라는 듯 이 아이는 이렇게 자기주장을 해왔다. 한 층 더 부드럽고 폭신폭신 해진 표면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그 아래로 단단하고 얇은 표피와 선명한 고동이 있었다.이제 정말 머지않았다. 저를 안심시키려는 듯 풀빛으로 꽁꽁 휘감은 알을 쓰다듬던 디모넵은 작은 심호흡과 함께 그 꼭대기에 이마를 붙였다. 푸르게 뒤덮인 알의 표면을 보고 처음에는 안심했고 두 번째로는 헛웃음이 났다. 아직 태어나기도 전인 아이에게 눈치를 준 것만 같았다.아니야, 호구마. 나는 정말로 너를, 어떤 너라도───……정말로?메시를 보고 겁을 먹었다. 샬룬 덕분에 주저앉았다. 폴룩스에게서 도망쳤다. 그리고..

042. 오늘의 친구 1월 26일

: 유우 042. 오늘의 친구 1월 26일 “안녕, 유우 씨! 잘 잤어요? 옷 사러 가요.”날이 밝고 방문을 똑똑 두드려 유우 씨를 불러냈어요. 유우 씨는 언제나처럼 살짝 찌푸린 듯한 무표정으로 그래, 하고 따라 나와 주었어요. 랑이랑 칭에게도 인사를 해주면서 칭에게 “오늘 네 귀마개를 살지도 몰라.” 하고 속삭였더니 칭의 눈이 초롱초롱해지지 뭐예요. 귀여워라. 테리는 제가 그 말을 해도 심드렁하게 ‘저는 몬스터볼 안이 좋아요, 디모넵.’ 같은 눈을 했는데 말이죠.물론 저도 테리의 잎사귀에 성에가 끼는 걸 반기진 않지만요.오늘은 서리산맥으로 출발하는 날이에요. 라이지방의 서리산맥은 무척 험준하고 또 싸늘하다고 했어요. 서릿발 같은 바람이 골짜기 안을 슝슝 통과해서 아주 춥다고도요. 안 그래도 저는 북새마..

041. 오늘의 알!! 4/5 1월 25일

041. 오늘의 알!! 4/5 1월 25일 “테토, 침착해. 진정해. 제바알.”오늘이 VIP는 두 말 할 것 없이 테토겠죠. 그러니까 테토가 이렇게 들뜨고 날뛰고 자기가 주인공이라고 날뛰는 것도 다 받아줘야, ……아니 언제까지 어리광을 받아줘야 해! 하지만 맞아, 오늘은 너의 날이야 테토.꿀단지를 테토에게 빼앗기고 두 손으로 냠냠 꿀을 퍼먹는 테토를 뒤로 하고 있으니 다른 아이들의 원망이 쏟아졌어요. 테리도, 테마리도, 테루테루도, 바로 오늘 진화한 테비까지도 얼른 진화하고 싶다고 강해지고 싶다고 이글이글한 눈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테마리야 그렇다 치고 너희 언제부터 그렇게 배틀이나 강해지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고! 하고 성을 내자마자 테마리 쪽에서 맞아, 맞아! 하고 펄쩍 뛰는 게 아니겠어요? 미, 미안..

040. 오늘의 친구 1월 25일

: 린 040. 오늘의 친구 1월 25일 디모넵에게 있어 마키타 린은 동갑내기에 닮은 구석이 많은 친구. 트레이너 캠프에서 만난 마음이 잘 맞는 친구.부모님이 세상 각지를 돌아다니느라 바쁘고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다고 하는 친구는 그저 또래라서가 아니라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겹치는 곳이 많아서 그랬던 게 아닐까. 포켓몬을 잘 키우고 싶어서, 강해지고 싶어서, 챔피언을 목적으로 다들 각자의 목표를 갖고 모인 캠프 내에서 ‘트레이너’로서의 목적 말고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까지도.그렇다고 이런 부분까지 닮을 건 아니었지만. 첫 체육관전. 비행 타입을 다루는 머스타 씨 앞에서 나란히 패배하고 터덜터덜 돌아 나올 때 떠오른 생각이었다.체육관 도전은 휩쓸린 감이 없지 않았다. 배틀은 싫어하지 ..

039. 오늘의 알!! 3/5 1월 24일

039. 오늘의 알!! 3/5 1월 24일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깨어났다. 누군가 깨운 게 아니었다. 알이 툭, 투욱, 작게 박동하고 있었다. 알의 표면은 하루가 지날수록 얇아지고 동시에 단단해지고 있었다. 처음 알을 받았을 때만 해도 그 껍질은 꽤나 두툼했고 동시에 말랑해서, 어라 이거 쉽게 깨지지 않을 것 같은데? 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언제 이렇게 위태로워진 걸까. 이 속에서 어떤 말도 안 되는 기적 같은 성장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얇고 깨지기 쉬워지는 알은 결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었다. 그만큼 알의 양분을 쑥쑥 먹고 박동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래, 이제 알에 귀를 기울이면 고동이 들려올 것만 같았다.이 안에 하나의 생명체가 있다.잘난 척을 할 생각은 아니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