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헬 서머즈 ──와아.당신은 웃기도 하는 사람이구나. 내내 찡그리거나 뚱하거나 무표정하거나 아무튼 기분 나빠 보이는 얼굴만 본 것 같은데. 덕분에 처음엔 잔뜩 눈치를 보았다. 지금이라면 그저 그렇게 타고난 얼굴이라고 알게 되었지만.미소라고 해도 될까. 살짝 당겨진 입꼬리를 응시하며 저는 이미 얼굴가죽이 그렇게 되먹은 게 아닌가 싶은 환한 미소를 보인다. 습관이고 버릇이고 스위치를 누르면 나오는 싸구려 복사기의 사진 같기도 했다.당신의 표정을 따라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 제 얼굴을 이리저리 만진다. 이것도 뭐든에 속할까요? 제가 할 수 있는?-뭐든 할 수 있잖냐.저의 무얼 보고 그런 말이 나온 걸까. 아니면 뭐든이란 게 그렇게 쉬운 걸까. 뭐든 할 수 있어요? 그 뭐든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