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이치이 귀하 더보기 새벽부터 늘봄에 다녀온 능란은 여전히 한자리에 웅크린 채 꼼짝 않는 이브이를 품에 안아 들었다. 녀석, 고집하고는. 밥은 먹은 거야? 이브이의 입에 포록을 물려주고 제 발로는 걷지 않는 포켓몬을 데리고 텐트를 옮겼다. 이치가 돌아올 때까지 잘 보이는 곳에서 기다리자. 속삭임에도 포켓몬은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능란의 품을 벗어나 도망치려는 것도 아니었다. 너도 역시 이치이의 포켓몬이구나. 도망가는 법이 없어. 기특하게 여기며 그 머리를 문지르곤 남의 텐트 앞에 쪼그린다. 해는 이미 저문 지 오래지만 도원림의 서산 너머는 여전히 오묘한 푸른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렇구만. 밤이라고 해서 다 캄캄한 빛이 아니긴 해. 인공의 불빛이 잘 닿지 않는 곳이니까, 여긴. 평소엔 보이지 않는 색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