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주노 더보기 「앞으로도 함께 이 떨림을 나눠주세요.」 계절이 하나쯤 앞서던 때의 어느 날이다. 실로 가볍게 내뱉었던 말이 세 달간의 여정을 관통할 줄은 그 때는 한 치도 몰랐다. 혹시 너의 캐이시는 그 때부터 이 미래를 보았을까? 기억의 태엽이 감기는 소리와 함께 실없는 의문이 느긋하게 흘렀다. 그 사이 보폭을 맞춘 걸음이 손과 나란히 이어졌다. 여전히 쉽지 않았다. 장갑 벗은 손을 보이는 게. 얼핏 스치면 티 나지 않을, 그럼에도 알아보고자 한다면 알아볼 수 있는 그 흉은 ‘무슨 일이 있었다’를 숨기지 못하게 했다. 그저 시선만 닿아도 어깨를 움츠렸다. 흉이면서 흠이었지. 그래도 너와 있을 때면 곧잘 벗었다. 손을 잡을 때, 머리를 만지거나 귓가에 닿을 때, 그러다 살짝 눈썹이라도 건드려볼 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