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 모겐스 모든 사람은 비극을 좋아한다. 에슬리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예술가들은 언제나 비극에 관한 시와 노래를 적었고 지식인들은 인간에게 들이닥치는 비극에 관한 고찰로 몇 백 페이지짜리 두꺼운 책을 쓰길 즐겼다. 가장 비극에 휘말리기 좋은 아무 능력 없이 평범한 인간들은 어떤가. 불행에 심취해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애를 채우거나 그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영웅을 기대하거나 가끔은 자기들 손으로 희생양을 골라내 그를 추대하는 척 은근슬쩍 제물로 바치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비극 뒤엔 무엇이 남느냐고? 아무것도 남지 않거나, 그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의 재를 밟고 일상으로 돌아가겠지.사람이라면 누구나 비극을 좋아한다. 그들이 비극을 좋아하는 건 그것이 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여기엔 비극에 무릎 꿇은 이..